외길인생 스트리트 파이터, 패션디렉터 옥근남

네, 만나고 왔습니다. 누가요? 제가요. 이름이 옥근남이래요. 제 아이폰에 뚜루룽하고 연락처가 전달됐는데 이름이 옥근남이래요! 어머 뭔가 이름이 하악하악. 남자중의 남자 느낌. 그러면 안되지만 나는 솔로니까, 외롭고 심심해 밤마다 페이스북에 몇년 간 안 만난 결혼한 친구의 아기 사진에 의무적으로 ‘좋아요’나 눌러대는 나니까, 사심 가득 인터뷰 장소로 향했습니다. 네네 그랬어요. 그런데 반전이 없으면 이야기가 안되잖아요. 왠지 ‘오빤 머리 푸는 게 더 예쁜 것 같아.’ 이런 멘트를 날리고 싶은 앞가르마 곱게 탄 생머리의 남성이 고운 자태로 제 쪽으로 살랑살랑 걸어오드라구요. 아, 곱다. 뭔가 수줍은 미소까지 고운 그 남자. 그런데 이 남자 머릿 속은 반전이 없어요. 완전 심지가 굳더라니까요. 대한민국이 엄청나게 관대해져 40년 후 무형문화재 지정 범위가 스트리트 컬처까지 넓어진다면 분명 이 사람은 거기에 이름을 올리게 될 거라니까요. 이름처럼 근성있는 이 남자, 옥근남 인터뷰입니다.


취재 및 글 : 홍윤이 / papertoy@nate.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옥근남 작가

패션브랜드의 디렉터다. 정확히 하는 일이 뭔가?

스트리트 패션을 컨셉으로 한 휴먼트리 내에 BA가 있다. BA만 자체 브랜드고 나머지는 휴먼트리가 수입한 브랜드다. 브랜드는 혼자 맡아서 한다. 패션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래픽디자인, 심지어 광고물까지 내가 만든다.

일당백이로군. 그나저나 인터넷에서 옥근남을 치면 가장 많이 나오는게 jayass 블로그이다. 알고보니 jayass가 휴먼트리의 사장이던데, 블로그 내용을 살펴보면 동료라기보단 친구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동갑이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휴먼트리로 같이 일하기 전부터 안면이 있던 친구였다. jayass가 노출이 많다보니 심지어 BA도 jayass가 디자인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내가 많이 알려져 그렇게 알고 있진 않다. 이런 질문 하려면 jayass를 인터뷰하지 그랬나.


본격적으로 질문 들어가겠다. 스트리트 패션을 통해 서브컬처(펑크씬을 위주로)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스트리트 패션이라는 것은 막연한 이미지만 있을 뿐이다. 좀 쉽게 설명해준다면.

스트리트 패션은 의미 자체가 상실되었고, 경계 역시 허물어졌다. 시작은 젊은 사람들의 열정적인 움직임에서 시작됐다. 패션디자인을 한 사람이나 하이패션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만든게 아니다. 스트리트 패션은 길거리에서 놀다가 만들어졌다.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 밴드를 하고 그래피티를 하는 친구들이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티셔츠에 그래픽 등을 넣어 입으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말했듯이 시작은 티셔츠였으며 시간이 지나며 다른 아이템에까지 번지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투시(Stussy)라는 브랜드도 시작은 서핑보드 챔피언이었던 존 스투시가 티셔츠에 사인을 새겨넣은 것을 팔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렇게 대표적인 스트리트브랜드가 몇 개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애티튜트를 가진 브랜드가 지금 없다. 그래서 설명하기가 더 어렵다. 스트리트 브랜드의 애티튜트를 가졌다고 말하는 우리조차도 시작한지 5-6년 밖에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스트리트 브랜드의 애티튜트라.

우리 브랜드가 자신있는건 가지고 있는건 디자인보다는 서브컬쳐신이랑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패션의 카테고리에만 국한되어있지 않고 문화의 패션의 교집합, 그 어디즈음에 존재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어떻게 서브컬처신과 같이 움직이나.

작게는 밴드의 공연 의상 협찬에서부터 포스터 디자인을 해준다거나 하는 식의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또는 스케이트 보드 대회를 지원하기도 한다. 스케이트 보드씬에도 관심이 많다.

펑크씬과 스케이트보드씬은 무슨 관련이 있나?

펑크는 스케이트라는 공식이 있다. 동시대에 떠오른 문화다. 스케이트 보드가 7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가, 급속도로 유행을 탔다. 그 때부터 그 쪽을 기반으로한 아트도 생겨났다. 그 당시 음악계에선 펑크의 전신격인 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런 음악들이 기조를 이루게 되면서 펑크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급속도로 유행하면 급속도로 죽는데.

맞다. 펑크는 이미 죽었다가 다시 90년대에 살아났다. 재미있게도 스케이트 보드씬도 같이 살아났다. 그런 현상자체가 재밌고, 이런게 하나의 히스토리다. 그런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한국적으로 풀어서 스토리텔링해주고 싶다. 우리에겐 스트리트 컬쳐를 알리고 맥을 이어야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그런 것들을 다 패션적으로 해석을 하려고만 한다. 우리는 접근방식이 다르다.


스트리트 브랜드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다는 건 어떤 것인가?

그런 쪽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이니까 대한민국적 요소를 많이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대통령을 풍자한다거나 하는 작업이 내가 생각하는 스트리트의 한국적 해석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적인 문양이나 한국적 디자인 요소를 패션에 녹이는 게 아니다. 우리 세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 관심사들을 풀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게 맞는 것 같다.

일모스트릿이나 휠라 등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했다. 다른 브랜드에서 제안해 일을 같이 하다보면 디렉터보다 아티스트의 역할을 많이 맡게 될텐데, 평소 하는 일과 다른 매력같은 게 있나?

콜라보레이션의 매력은 무엇보다 BA보다 많은 채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크다. 휠라와 일을 했을 때는 옷들이 휠라 전국 매장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콜라보레이션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휠라의 경우는 휠라가 100년 전통의 거대한 브랜드라서 같이 일을 하며 BA를 더 알릴 수 있었고, 기존 팬들의 신용도도 많이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함께 일하는 브랜드쪽의 관여가 있다는 것. 스트리트 브랜드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제재가 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표현하고 싶은 감성을 어떤 소재를 통해 나타내려고 하면 현실적으로 소재의 단가의 문제에 부딪혀서 반대를 한다거나 하는 식 말이다. 나는 가죽으로 가야하는데 브랜드측에선 가죽은 단가가 높으니 합성피혁으로 가자고 하고. 합의점을 찾는 점은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이다.


브랜드측에서는 판매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다. 하지만 주로 이런 콜라보레이션은 대규모 컬렉션도 아닌 세미 컬렉션으로 진행되는 게 많고 물량도 많지 않다. 브랜드 측에서는 이런 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데 더 주력해야하는 게 맞다. 그로 인해 수익창출이 일어나면 물론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각각의 브랜드의 이미지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브랜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개인적인 작업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개인작업 역시 많이 하고 있다. 그래픽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단체전은 몇 번 해봤는데 이번엔 개인전을 꼭 하고 싶다. 평면 작업말고 설치물 같은 것도 도전해보려한다. 메탈이나 펑크 밴드들 공연 포스터나 앨범 재킷 디자인 등도 많이 한다. 돈도 많이 못 받고 받을 마음도 별로 없지만 평소 존경하던 밴드들과 같이 일하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정말 많은 걸 하고 있다. 이 작업을 해내기 위한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영화나 음악이 크긴하지만 인간의 창작물은 모든 게 다 내게 자극을 주는 것 같다. (인터뷰한 카페의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 의자 다리부분은 하얗다. 저런데서도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거다.

계속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건가.

일부러 뭔갈 찾아서 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즐기고 나면 그게 결국 자산이 되더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말을 안 할 수 없다.

브랜드의 비전?

꼭 브랜드가 아니라 개인의 비전일 수도 있고.

당연히 있다. 이 브랜드를 끝까지 가지고 가는 것. 큰 포부가 있는 건 아니다. BA는 소수를 위한 브랜드다. 집에서 인터넷만 하는 친구들 말고 실제로 나와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친구들을 위한 브랜드. 힙합 펑크 등 각종 서브컬쳐씬들을 다 포용하며 그들을 계속 서포트하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스트리트 컬쳐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인식을 어느 정도 우리가 불식시켰다고 생각한다.

펑크라는 장르가 다른 것으로 대체가 가능하진 않나.

대체 불가능하다. 대중들의 관심은 바라지 않는다.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만 알리고 싶다.


장인같다.

많은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그 시대의 아트웍을 재해석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미 많은 영향과 수혜를 받았다. 스트리트 컬처의 맥을 잇고 그것에 대해 말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아티스트는 소비자와 거리감이 있지 않나. 브랜드는 소비자랑 가장 가깝게 닿아있기 때문에 1차적 스토리텔러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까 앞에서 이대통령 이야기도 했다. 지금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남북문제. 최근에 김정일이 죽는 순간 디자인을 한 게 있다. ‘Still Alive’라는 작업인데 곧 티셔츠로도 나올 거다. 김정일이 살아있다는 게 아니라 김일성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김씨가문의 권력 세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장스포츠랑 코라보레이션도 계획이 있는데 그 때도 이런 문제를 다루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거. 이름 누가 지어줬나.

할아버진가? 돌림이다. 근자 돌림. 이름이 너무 야하다. 이런 이름은 나 밖에 없다. 검색해보면 쇼핑몰에 내가 물건 빨리 보내달라고 한 것도 나온다. 나 밖에 없어서,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인터뷰의 바통을 넘기고 싶은 아티스트는?

360사운드의 플라스틱키드. DJ인데 작곡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하는 친구다. 최근에 앨범도 나온 다재다능한 그를 추천하고 싶다.

#10. Home-in

 

#주의! :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Home-In

 

디센던트 (The Descendants, 2011) : 2012 .02 .16 / 115분 / 미국 / 15세 관람가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알렉산더 페인
출연 : 조지 클루니, 쉐일린 우들리

 

 

신혼여행으로 어디가 좋겠어? 라고 누군가 물으면, “몰디브가 좋을거야” 라고 답하곤 한다. 몰디브에 가보지도 않은 나의 신혼여행지는 ‘하와이’다. 그런데 왜 몰디브를 추천하는건지? 라고 물어보신다면, 다음 대답은 “하와이는 애들 크면 함께 데리고 가세요” 라고 한다. 아 물론, 4인 가족 비행기 및 체류 비용에 대해 따지신다면, 나도 마찬가지라고 밖에. 결혼식이 끝나면 대부분의 신랑신부는 기진맥진이다. 집 구하랴 혼수 사러 다니랴 서로 기분 맞춰주랴 가족들 신경 쓰랴 당일 아침 메이크업하랴 하객들 인사까지 하고 나면 비행기에 탈 때쯤이면 어안이 벙벙할 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진다. 바로 그 포인트에서 하와이는 비추다. 내가 아는 하와이는 내가 발품을 팔수록, 내가 더 멀리 운전해서 나갈수록, 비용을 들여 이 섬 저 섬을 비행해 볼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첫날보다 다음날이 더 좋고, 그 다음날은 더욱 좋고, 드디어 최고의 좋은 곳을 찾게 되는 순간,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곳이 바로 하와이다. 그리고 어쩐지 가족과 함께 라야 비로소 그 절정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프라이빗 하기엔 너무나 무궁무진하다.

하와이에서 가족 영화라. 모두가 조지 클루니!를 외치며 티켓팅을 할 때, 미안하지만 내 취향은 그를 살짝 비껴나가, 촬영지에 주목했다. 그냥 하와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족을 보고 싶었다. 섬 아래 판자촌부터 구릉 위의 대저택까지 위아래가 선명한 그 곳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증은 영화 시작 1~2분 안에 해결됐다. ‘사람들은 이 곳이 천국인 줄 아나본데, 웃기시네 여기도 고통이 있는 그저 현실의 한 공간’ 이라고 말하는 그의 내레이션 덕분에. 비록 꿈꾸던 낙원이 지층부터 갈라지는 듯 했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는 순간 뭐랄까 깊이 안심되었다.

조지 클루니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이어, 아카데미에도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영화는 대대적으로 홍보중이다. 포스터마다 메시지 보다는 그의 비주얼과 노미네이트가 부각되어 있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디센던트는 클루니의 영화다. 클루니가 얼마나 곱게 나이들었는지, 아버지의 역할을 자연스레 해낼 만큼 연기력마저 훌륭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메시지는 우리가 이미 여러 번 봐왔던, 미국식 가족 영화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가족을 등한시하던 가장이 가족의 위기를 통해 다시 가족의 참의미를 깨닫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의. 이 영화에서 참 다행이라고 여겼던 부분이 막내의 학예회로 엔딩이 끝나지는 않는다는 거다. 클라이막스에서 사무실에서 뛰쳐나온 아빠가 택시를 잡아 타고 아이의 학예회로 향하는 장면은 미국식 가족 영화에서는 필수 장면이 아니었던가. 엔딩은 학예회에서 아이의 재롱을 보며 감격의 눈물 핑 혹은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을 거니는 정도에서 마무리.

조지 클루니의 전작 Up In The Air와도 맥락상 하나다. 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인생의 참 의미는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참된 사랑에서만 찾아진다는 것에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조지 클루니는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에게 가정 안으로 파고들기를 설득하는 영화에서 가장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고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 야구가 왜 인기냐는 질문에 야구야말로, 가정(Home)에서 출발해 가정(Home)으로 돌아오는 미국인의 삶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왜 디센던트에게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가 열광하는지 역시 설명해준다. 결코 집구석으로 돌아오지 않는 우리네 아버지 밑에서 자란 우리들은 이 영화가 열광할 만큼 강렬하게 와 닿지는 않을 수 있다. 적어도 나와 내 옆자리에 앉은 커플과 내 뒷자리에서 투덜거리던 부부는 그랬다. 디센던트가 너무너무 좋았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우지 않아도 괜찮은 거다. 궁극적으로 가족의 위대함을 말하는 것은 만국 공통의 진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전형적인 미국 가정에서 찾아내는 가족의 소중함은 정서적으로, 아니 디테일에서 다소 낯설기 때문에, 메시지에 설득 당하려는 마음을 조금은 버리고, 그네들의 삶을 관찰하는 기분으로 보면 더 재미있을 수 있다.

디센던트에서 가장 불쌍한 역할은 이 모든 사건의 핵심인 맷 킹(조지 클루니)의 아내다. 시원하게 보트를 타는 첫 장면에서만 두 눈을 뜨고 있을 뿐, 2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동안 그녀는 한마디 말도 한순간의 눈빛도 없다. 거대한 리조트를 지을 수 있을 만큼의 땅을 갖고 있는 엄청난 부자이면서도 아내를 위해 시간을 내거나, 충분히 쇼핑을 즐길 수 있게끔 돈을 주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빠져서 육아도 모른 척 하는 무심한 남편을 가진 여자일 뿐이다. 그리고 ‘실은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았어요. 섹스를 즐기기 위해서였을 뿐’ 이라고 말하는 남자를 모든 걸 걸고 사랑한 어리석은 여자일 뿐이다. 남편이 이제 좋은 남자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모습도, 믿었던 사랑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는 기회도 그녀는 갖지 못하고, 죽는다. 어느 역술가의 말이다. 여러 가지 운명 중에서도 가장 불쌍한 운명은 ‘비명횡사’ 하는 것이라고. 정작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당사자는 철저히 배제된 채, 관계 안에 있던 타인들에 의해 생이 정리되는 것은 분명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영화에서 신선한 발견은 맷 킹의 큰 딸 역할인 ‘쉐일린 우들리’ 다. 비중상으로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거리낌 없는 비키니 몸매와 노려보는 눈매가 매력적이다. 결코 주눅들지 않겠다고 결심한 듯 앙다문 입도 그 기운도 맘에 들었다. 이제 움트는 배우의 시작을 보는 재미가 있다.

27일 아카데미가 조지 클루니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기면, 이 영화는 당분간 장기 상영모드로 들어가지 않을까. 첫 내레이션과 아내와 작별하는 그의 대사는 놓치지 말기를. 이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의 매력은 하와이안 팬츠 밑의 날씬한 종아리보다 목소리라고 난 믿는다.

 

 

 

 

글 : 하루
편집 : Avant-In

 

 

 

 

#8. 기억을 쓴다 (feat. 한희정) – VOY

 

프로듀서와 작곡가, 그리고 영화음악감독으로 잘 알려진 이병훈 씨와 최근 미니앨범 ‘Voy meet Girl’의 수록 곡 중 ‘기억을 쓴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키의 글 ‘100% 여자 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가 생각나는 그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취재 및 글 : 김호준 Roll Sp!ke  (dafunk@daum.net)
사진제공 : 프롬찰리
편집 : Avant-in

 

Q) 처음에 곡 스케치를 하셨던 때가 언제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언제 처음 썼는지 기억이 안나요. 저는 곡을 만들어서 바로 내놓는 타입이 아니라 공개하기까지 짧게 잡아도 5년은 걸리거든요. 이번 미니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에요. 10년 된 곡도 있어요. (웃음) 계피가 ‘브로콜리 너마저’에서 나오자마자 팀이 없을 때 지인을 통해 저한테 왔었어요. 그때 ‘이거 연습해 봐’라며 줬던 곡이 ‘Ever Ever’란 노래예요. 수록 곡 중 가장 최근 건데 4년 됐죠. (웃음)

 

Q) 만들어 놓은 지 오래되면 처음 만들 때랑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겠네요. 

처음에는 발라드라고 해야 되나? 클래식 기타 하나로 편곡된 차분한 곡이었는데, 지금은 약간 에시드(Acid)한 느낌이 들어갔죠.

 

Q) 그럼 당연히 장소도 기억이 안 나시겠어요.

외국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작업실 같기도 하고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요.

 

Q) 곡 제목도 한참 나중에 정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은 10곡을 만들면 가사를 항상 2곡정도 밖에 못써요. 8곡은 가사가 없는 미완성곡이 되는 거죠. 그런데 ‘기억을 쓴다’ 이곡은 가사가 신기하게 바로 나왔어요. 그런 곡들이 많지 않거든요. 제목도 바로 나왔고요.

 

Q) 멜로디 먼저 만드시고, 가사를 붙이시는 군요?

100% 멜로디부터 만들어요. 그래도 이곡은 가사가 빨리 나와서 다른 의미로 특별한 곡이죠. 가사를 쓰기 위해 상상한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이 녹아 있어 쉽게 써졌던 것 같아요.  

 

Q) 가사 중에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어딘가요?

제 앨범을 들으신 분들이 특히 이 노래 가사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군요.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는 건 죽은 사람 

그렇게 나는 없는 사람 세상엔 이미 없는 것 

 

이런 가사를 제가 써놨더라고요. (웃음) 방금 말씀드린 이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아픈 기억은 세월이 지나 조작되잖아요.

 

Q) 녹음은 주로 어디서 진행됐나요?

연희동에 있는 저희 집 홈 스튜디오에서 주로 작업을 했고, 드럼 녹음은 ‘몰 스튜디오’에서 했어요.

 

 

Q) 녹음 중에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기억을 쓴다’를 작업해 놓고, 한동안 VOY의 정식 멤버로 여자 싱어를 찾았어요. 몇 십 명을 만났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컨셉을 새로 짜서 이번 미니 앨범에 들어갈 노래들을 정리하고, 지인들에게 들려주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노래를 듣자마자 모두 한희정 씨가 부르면 좋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즈음 저도 한희정씨의 앨범을 듣고 좋아하고 있던 터라 수소문을 해서 메일을 썼어요.

 

Q) 메일로 부탁을 드렸어요?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메일을 드렸는데, 너무 고맙게도 좋은 노래여서 기분 좋게 하겠다고 답이 왔어요. 제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았죠.

 

Q) 한희정 씨가 작업실에 오셔서 녹음을 했겠군요.

한희정 씨만 제가 가서 녹음했어요. (웃음) 다른 분들은 제 작업실로 오셔서 했는데, 한희정 씨만 제가 갔었죠. 왠지 낯선 장소를 불편해 할 것 같아서 물어봤더니 평소 녹음 하던 곳에서 하고 싶다더군요. 파스텔 레이블의 녹음실에서 했는데, 그때 처음 만났어요. (웃음)

 

Q) 이 곡에는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었나요?

사실 이 곡은 악기가 많이 쓰이지 않은 미니멀한 곡이라서 다양하지는 않아요. 건반은 모티프(Motif) 모쥴에 있는 일렉트릭 피아노 소스를 사용했고, 나머지는 드럼, 베이스였어요.

 

 

기억을 쓴다 뮤직비디오

눈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범함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 남자의 눈빛과 시선을 통해 표출되는 아픔, 슬픔, 분노, 외로움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뮤직비디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연애조작단 등의 영화를 통해 오랜시간 동안 함께 작업해온 김현석 감독과 이병훈이 직접 프로듀싱과 감독을 맡아 영화가 아닌 뮤직비디오를 통해 두 사람의 호흡을 만날 수 있다.

 

 

Q) 이제 뮤직비디오 얘기를 해볼게요. 직접 아이디어를 내신건가요?

주변에 영화 관계자들이 많으니까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제가 낸 원래 아이디어로는 하루 만에 촬영이 안되겠더군요. (웃음) 그래서 간단하게 찍을 방법을 다시 생각했어요. 그리고 친한 김현석 영화감독을 찾아갔어요. 저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고, 흔쾌히 도와 주셨죠.

 

Q) 뮤직비디오 만들면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시나리오를 드리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 이해 못하시더라고요. (웃음) 같이 술을 먹다가 김현석 감독이 자기가 프로듀서를 할 테니 저보고 뮤직비디오 감독을 하라고 해서 찍게 되었어요. 끝나고 회식비만 두둑하게 가져오라고 그러더군요. (웃음)

 

Q) 눈만 나오는 컨셉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눈만 나오는 게 아니라 얼굴, 몸을 전체적으로 다양하게 찍었어요. 그런데 1차 편집을 보니까 너무 개성이 없는 거예요. 감정도 안보이고, 이도저도 아닌 영상이 될 것 같아서 눈만 나오게 다시 편집을 했어요.

 

Q) 뮤직비디오도 디렉팅을 하셨고, 가사를 비롯해 여러 면에서 특별한 노래군요. 이제 VOY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일단 웰컴 시어터에서 25일 단독 공연이 있어요. 다음 앨범으로 VOY meet boy를 준비 중인데, 25일 공연에 참여하는 남자 보컬 한 분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해요. 누군지는 비밀이고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음악을 듣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공연 장소는 작지만, 1000석 규모 수준으로 모든 걸 준비하고 있어요. VOY meet boy는 3월이나 4월에 발매할 예정이에요.      

 

VOY의 두번째 ep 발매기념 콘서트

VOY MEET GIRL

 

일시 :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오후 7시

장소 : 웰콤씨어터 (동대입구 1번출구)

출연 : VOY, 계피, 한희정, avatar of 오지은, 김진아, 안신애, VOY meet BOY

입장료 : 예매 35,000원 / 현매 40,000원

예매 : http://ticket.yes24.com/Home/Perf/PerfDetailInfo.aspx?IdPerf=11283

주최 : From Charlie

주관 : ChaChaCha

문의 : 02-720-0750

 

 

 

Q) 마지막은 공통 질문이에요. 주로 이용하는 음원 사이트가 있으시면 그곳으로 ‘기억을 쓴다’를 링크해드려요.

사실 아무 곳이나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보통 벅스로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해주세요. 오늘 인터뷰도 즐거웠어요. 인터뷰 보시고 25일 공연에 많이 와주시면 좋겠네요.

 

 

 

 

http://music.bugs.co.kr/artist/15653 

 

 

 

 

나는 끼어있다. 展

 

나는 끼어있다. 展

삼청동 한벽원 미술관

2월 21일부터 2월 27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8시까지

김보람 / 김현정 / 민경준 / 문혜진 / 배우리 / 손명희 / 정다운 

 

시간, 공간, 기억, 감정들의 사이에서 나는 끼어 있다.
이를테면 인간은 24프레임의 이미지로 나누어 1초의 영상을 말하지만, 시간은 인간이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찰나와 찰나의 시간으로 이루어져 1초, 1분, 1시간 그리고 삶을 구성하고 있다.

 

시간에 종속된 인간으로서의 우리는, 우리가 가지는 모든 감정, 기억, 체험, 공간들이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흘러, 찰나와 찰나라는 아주 작은 瞬間(순간)이 모여 끊임없이 변화하고 추가되며 그 형태를 갖추고 바꾸어 나간다. 다만 그 형태의 변화는 진화인가 아니면 불완전에서 오는 불안정인가가 수많은 결정의 순간에 놓인 우리가 가진 의문을 대표한다 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이 많은 선택과 그 선택의 순간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세상으로 발돋움 하려는 지금 깨닫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지만 조심스러운 선택, 찰나, 그리고 미래로의 한발을 위해, 우리는 나홀로의 시간을 멈추어 우리의 커다란 삶을 가늠하고 있다. 모든 것이 흐르고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내가 세상과 나의 주체적인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 어떤 형태, 어떠한 나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어떤 찰나(순간)을 덧붙여 나 자신도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삶을 만들게 될 것인가. 우리의 모든 것은 형태가 아직 완성되지 못하고 자유유영중이다.

 

우리들은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우리 자신으로서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間의 불완전(불안정) 혹은 진화를 각자의 감각과 동기로서 받아들이며 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이러한 間에 대한 관찰은 너무나 거대해서 자신조차 깨닫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의 형태를 가늠할 계기가 될 것이며, 그러한 가늠의 시도는 우리 자신, 나아가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파악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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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Behind, Lyrics

 

#주의! :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Behind, Lyrics

 

 

원스 어게인 (The Swell Season, 2011) : 2012 .01 .12 / 88분 / 미국 / 12세 관람가 / 다큐멘터리, 드라마
감독 : 닉 어그스트 페르나 ,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 크리스 답킨스
출연 : 글렌 핸사드, 마케타 잉글로바

 

 

Marketa Irglova 쉽지 않은 이 스펠을 내 이름만큼 쉽게 쓴다.  Falling Slowly가 신청곡으로 들어오면 어느 때부턴가 “또야?“ 하고 지루한 한숨을 쉰다. 지겹도록 틀고 또 틀어도, 대중들은 지치지도 않고 신청 또 신청하니, 진정 우리 나라 국민 팝송인가 싶다. Once라는 영화를 보러 들어가던 무심했던 어느 날엔 이런 날이 올 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글렌과 마케타 역시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Once를 처음 촬영하던 날과 그들의 두 번째 영화까지 모두 끝난 지금의 낙차를.

지금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처럼 살아가고 있다. Once가 서걱거리면서도 가슴 떨리는 이야기였다면, Once Again은 사랑이 현실과 만나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지 차갑게 증명하는 이야기다.

 

내가 너를 노래한 그 후…

 

 

“그녀를 만나고 난 후, 모든 게 잘 풀렸어요“ 13살 이후 거리 공연을 하며 배회하던 그에게 마케타는 분명히 하나의 실마리였다. 그가 그녀를 자신의 삶에 포함시키면서, 글렌의 삶은 급격한 확산을 맞는다. 그는 그녀를, 그녀는 그를 노래하고, 그 둘의 이야기는 멜로디가 되고 가사가 되고, 노래가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난 어떤 감정에 단단히 엉켜있다. 멍한 눈으로 무대를 보고 있던 그 옛날 그녀가 자꾸만 내 글을 붙잡고 있다. 뭐라도 풀어내야 한걸음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든 쏟아내야 나라도 벗어날 수 있을텐데 혹시라도, 그녀를 더 외롭게 하는 건 아닐까 미안한 마음에 주저하고 망설이고 혼란스러워 하며 한참을 나도 멍하니 공허를 바라보고 있다. 유행가가 된 그녀의 이야기는 얼마든지 리플레이되며 그녀를 몰아 세웠을테다. 그녀를 사랑하던 그는 마치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항상 같은 목소리로 노래한다. 박제된 시절. 사실은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뛰는 가슴을 한 채로 이제는 또다른 그녀를 노래하는 그를 듣는 것이 트랙 안에 갇힌 뮤즈에게는 일종의 형벌이지 않았을까.  환호 앞에서 노래하는 그와 환호 뒤에 묻혀 침묵하는 그녀. 사랑에 선과 악은 없지만, 나는 그녀가 가엾다.

이 영화는 가사다. 영화가 시작해 끝나기 까지. 둘의 만남이 찬란히 빛나다 사그러질 때까지 오고 가는 대사보다 더 정확히 둘의 감정을 노출시킨다. 글렌의 말처럼 뮤지션의 노래는 마치 예언과도 같다.

 

우린 아직 늦지 않았어요. 희망의 목소릴 높여요. 

당신은 선택을 했고, 이젠 결정해야만 해요

천천히 당신의 노래를 불러봐요

내가 함께 부를테니

–  Falling Slowly ,  Glen & Marketa  – 

 

 

둘의 목소리가 겹쳐져 마침내 완성되는 이 곡은 글렌과 마케타가 정말로 사랑에 빠지게끔 이끌었다. 마케타의 “당당하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마세요. 꿈은 희망을 만들고 희망은 우리를 하나로 엮어줍니다” 는 오스카 수상소감만큼 단단하고 영원불멸의 힘을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던 하모니는 멀리 퍼지면서 흔들린다. 투어 버스가 흔들리는 만큼.

마케타가 글렌을 만난 것은 18살. 그리고 글렌과의 나이차이도 18살. 꿈을 꾸기 시작하는 사람과 꿈을 이루기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는 모두의 축복을 받는 운명같은 사랑이라는 쉽게 가질 수 없는 인연도 벌려 놓는다. 함께 꾸는 꿈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꿈은 아니다. 마케타는 말한다. 이제 그 사람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칼의 양날에서 춤을 추는 연인들의 이야기, 

당신이 서있는 곳.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르고 서있는 곳.

그리고 우리가 지키는 비밀이 우리를 묶어주는 유일한 것

내가 여기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냥 견뎌줘요

우리의 여행은 일치와는 거리가 멀어.

당신이 그 밖에서 혼돈을 향해 달려갈 때

내게는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  Fantasy Man , Marketa & Glen  – 

 

 

Once가 따뜻한 빈티지 색감의 영화였다면, Once Again 은 흑과 백의 두가지 색감으로만 만들어졌다. 원제가 Swell Season인 만큼 성공한 밴드의 화려한 투어를 스케치하는 느낌으로 시작하며, 일상과 공연의 경계를 지우는 데 흑백 필름이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하지만, 영화가 단순히 투어스케치가 아닌 결과적으로 이 두 남녀의 결별 과정이 담기면서, 마치 흑과 백은 두 사람을 표방하는 듯하다. 흑과 백은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만 영상이 된다. 흑과 백 그 어느 것도 단독으로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다. 흑과 백이 순도100%로 나뉘는 순간, 더 이상 움직임은 없다. 멈춘다. 각자가 가진 가장 강렬한 이미지로.

영화는 각자의 노래로 끝난다. 시작이 당연하게 느껴졌던 것처럼, 끝도 아무렇지 않다.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한 순간을 함께 했던 두 사람, 이제는 가장 든든한 음악적 동반자가 된다. 글렌의 대사가 깊게 남는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연인이 아니예요. 투어 버스에서 난 이쪽에 마케타는 저쪽에 머물죠. 멀어졌어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욱 가까워졌죠” 

 

시작된 모든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얼마나 극적이고 아름답고 찬란한 것이었던가와는 상관없이. 다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의미 없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 사랑이 멈추는 것도 아니다. 진실했다면, 그 울림은 몇 번이나 생생하게 반복된다. 더 이상 그들의 하모니가 클라이맥스에서 섞이지 않지만, 사랑의 잔재를 쓸어 담는 부드러운 손짓이 되어 오히려 더 많은 공감을 얻는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사랑의 정점에서 멈춰 균형을 이룬 사람보다, 사랑을 놓치거나, 버려진 사람이 더 많거든.

 

 

날 용서해요, 그대. 나의 죄와 내가 저지른 잘못들, 치유될 수 없는 내가 준 상처들. 눈물을 보여도 난 외면했죠. 하지만 내 심장은 여전히 당신을 위해 뛰고 있어요, 쉴 새 없이. 그러니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만나요. 그때를 기다려요. 당신은 변함없이 내 마음에, 내 마음에 머물고 있어요

–  I Have Loved You Wrong , Marketa Irglova –

 

 

난 이해하지 못했어, 네가 왜 내 손을 잡으려 했는지. 내게 할 말이 있다면 지금 말해줘. 지금이 바로 네가 기다려온 순간, 지금이 바로 네가 솔직해질 시간. 이 어둠이 날 휘감으면 너의 기회는 사라질 거야. 난 어떤 계시라도 받은 듯 그 어느 때보다 너를 가까이 느껴. 그러니 할 말이 있다면 바로 지금 말해줘.

–  Say It to Me Now  , Glen Hansard  – 

 

 

 

 

 

 

글 : 하루

편집 : Avant-In

 

 

#7. 눈사람 – Yellow Monsters

 

인터넷에 홍대 밴드들을 한마디로 정의내린 재밌는 글이 있다. 넬은 멘탈붕괴락, 장기하는 무위자연, 칵스는 강남개러지, 얄개들은 둔촌체스터, 검정치마는 미국 가는 이코노미클래스, 국카스텐은 허세의 승화, 브로콜리너마저는 지속가능한 덕질, 언니네이발관은 홍대에 유행하는 종교 등등. 이중에서도 ‘옐로우몬스터즈는 신인투수 박찬호’라는 글을 읽고 가장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취재 및 글 : 김호준 Roll Sp!ke  (dafunk@daum.net)
사진제공 : 옐로우 몬스터즈
편집 : Avant-in

 

 

Q) ‘신인투수 박찬호’라는 별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재혁) 그거 보고 완전 ‘빵’터졌어요. 많은 것을 내포한 말이죠. 재밌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야구를 특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나요?

용원) 재혁 형이 좋아해요.

재혁) 원년부터 두산 팬이었어요.

 

Q) 기회가 된다면 박찬호씨와 같이 사진을 찍어서 앨범 커버로 사용하면 재밌겠네요. (일동 웃음)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눈사람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용원) 이 곡은 SXSW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옐로우몬스터즈 팬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 발매한 싱글입니다. 발라드이고, 가사 내용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해서 2월 7일에 발매했어요.

 

 

Q) 처음 곡 스케치는 어디서 하셨나요? 

용원) 집에서 만들었고, 연습실에서 형들과 같이 편곡을 했죠. 생각해보니 2010년 초에 처음 만들었네요. 꽤 오래전이군요.

 

Q) 옐로우몬스터즈 하면 빠르고 신나는 곡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눈사람’은 느린 템포의 곡이네요. 

용원) 저희 음악이 펑크와 하드코어적인 요소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발매했던 음반 중에 ‘벤자민’과 ‘비야’라는 곡처럼 발라드도 있었어요. 다른 멤버들 역시 좋아하고요.

 

Q) 팬들이게 고마움을 표현한 가사라고 했는데, 특별히 맘에 드는 부분이 있나요?

용원) ‘너를 좋아해’라는 가사가 계속 반복이 되는데, 저는 그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재혁) 처음 용원이가 곡을 들고 왔을 때, 코드 진행이랑 가사 둘 다 너무 심플하다고 생각했어요. 거기다 록 밴드들이 잘 안 쓰는 ‘너를 좋아해’라는 표현이 ‘오글’거렸다고 해야 하나요? (웃음) 그런데 계속 연주하면 할수록 뭔가 포장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이렇게 심플한 접근도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눈사람이야말로 느린 템포의 곡이지만 진정한 ‘직구’승부라는 생각이에요.

 

Q) 신인투수 박찬호의 직구인가요? (일동 웃음) 옐로우몬스터즈와 팬들의 뜨거운 관계를 공연장에서 확인한다면, ‘너를 좋아해’라는 가사가 분명 다른 밴드의 ‘너를 좋아해’와 다르게 들릴 겁니다. 

용원) ‘너를 좋아해’라는 유치한 가사도 제가 부르면 안 유치해져요. 왜냐면 제가 노래를 잘 못하니까요. (웃음) 이 가사로 노래를 진짜 잘해버리면 저도 손발이 오그라들 거예요.

 

Q) 처음 만들 때 가사가 먼저 나왔나요? 

용원) 가사와 멜로디가 거의 동시에 나왔어요. 보통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를 붙이면 귀찮아지더라고요. 한 번에 바로바로 해버리자는 생각이 있어요. 다른 곡들도 대부분 그렇게 작업을 했어요.

Q) 녹음 때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용원) 이 곡은 코드도 4개 밖에 안 나오고 계속 반복이에요. 편곡도 별로 없었고, 쉽게 쉽게 녹음했던 것 같아요.

재혁) 4개의 코드와 4개의 악기! (웃음)

진영) 예전에 건반이 들어가는 곡을 녹음하면, 사운드나 편곡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였어요. 그런데 ‘악마 키보디스트’ 전영호씨를 만나고부터는 ‘형, 쳐주세요.’ 이 한마디로 끝나는 게 너무 좋아요. 워낙 연주를 잘 하시고, 노력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서 건반이 들어간 노래는 전부 부탁하고 있죠.

 

Q) 제2의 멤버가 계셨군요. 녹음에 쓰인 악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진영) 68년도 펜더 프레시젼(precision) 모델을 아는 형에게 빌려서 녹음했어요. 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악기였죠. 물론 좋은 악기지만, 최근에 마련한 ‘네쉬’라는 베이스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빌 네쉬’라는 분이 혼자 수공으로 만드는 기타예요.

용원) 저는 마틴 어쿠스틱 기타 DR이라는 모델이랑, 윌로우즈에서 만들어준 수제기타요.

재혁) 발라드 때만 사용하는 두꺼운 DW 콜렉터라는 스네어가 있어요. 보통 우리나라 드러머들은 두꺼운 스네어를 잘 안 쓰는 편인데, ‘비야’, ‘벤자민’때도 이 스네어로 녹음했어요.

 

Q) 베이스와 기타 모두 수제 악기인 것이 인상적이네요.

진영) 정말 웃긴 게 녹음이 끝나고 나서 다들 좋은 악기를 장만했다는 거죠. (일동 웃음)

재혁) 2010년도에 마펙스라는 회사에서 블랙펜더라는 14가지 스타일의 스네어가 나왔는데, 그 중에서 슬랫지 헤머라는 완전히 록 음악에 최적화된 스네어를 샀어요. 녹음 끝나고 이놈을 만나는 바람에 앨범에서는 들을 수 없지만, 공연장에서는 가능하죠.

 

Q)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지 않았는데, 만약 제작비와 상관없이 찍을 수 있다면, 어떤 컨셉으로 만들고 싶나요?

용원)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 모아서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촬영할게요. 저희 공연 때 항상 와주는 팬들, 친구들과 함께한 장면을 남기고 싶네요.

 

Q) 2012년에는 옐로우몬스터즈가 훨씬 더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신할 것 같아요. 올해의 계획이 궁금하네요. 

용원) 4월 말에 7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이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 발매 되면서, 일본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이 예정되어있어요. 이번에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저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재혁) 월드 퍽킹 투어(World Fuckin’ Tour)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서울을 비롯한 지방 여러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를 하고, 3월에는 SXSW 페스티벌 참가로 미국과 캐나다로 떠나요. 그리고 6월과 7월에는 일본에서의 투어가 잡혀있어요. 일단 2월 24일 홍대 브이홀에서 하는 서울 공연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해요.

 

Q) 옐로우몬스터즈는 일본에서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원하는 성과가 있길 바랄게요. 이제 한 곡TALK 마지막 질문이네요. 주로 이용하는 음원 사이트가 어딘가요? 

용원) 저는 다운로드를 안 받고 CD만 사기 때문에 가입된 사이트가 없어요.

재혁) 우리는 CD 듣는 걸 좋아해요. (웃음)

Q) ‘눈사람’을 사이트에 링크 걸려고요.

진영) 그냥 아무데나 해주세요. (웃음)

 

Q) 그럼 벅스로 할게요. 오늘 인터뷰 즐거웠고, 꼭 월드 퍽킹 투어 성공리에 마치시길 바래요. 

옐로우몬스터즈) 저희도 신선한 인터뷰 좋았어요. 2월 24일 브이홀 공연에 놀러오세요.

 

 

 

 

 

 

 

 

 

락 음악이 보듬어 키운 그림쟁이, NOKID 김영석

자신의 반 이상을 채우고 있는 건 본인의 업인 만화보다 Rock일거라고 인정하는 NOKID와 첫 통화를 시도하던 때, 분명히 엄청난 Rock사운드가 컬러링으로 튀어나올 거라는 추측에 핸드폰과 귀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섬세함을 발휘했으나, 뚜루루~하는 평범한 통화 연결음 소리에 그 섬세함은 바로 얼굴을 붉히고 숨어버렸다. 상수 역에서 처음 만난 그가 부끄러워하며 자신에 대해선 특별히 말할 것도 없고, 대답도 단답형일 거 같다는 말에 생겨버린 나의 초조함은,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지 않은지(?)를 어필하기 위한 쯔나미 같은 설명 덕에 다시 퇴청을 고했다.


취재 및 글 : 김남림 / namrim.kim@gmail.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NOKID 김영석 작가


2개의 키워드 – NOKID와 starfucker6

노키드를 처음 알게 되면 그의 필명 “NOKID”와 그의 6년치 작업이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는 블로그 주소 “starfucker6”를 접하게 된다. 이 두 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니 담백하고 솔직하게 장기적 비전을 완전히 무시한 단순함과 젊은 날의 과오라고 본인은 대답했다.

“제가 영어를 못해요. 그냥 난 애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서 NOKID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애를 갖지 않는 부부들을 일컫는 말로 NO-KID란 말을 쓰더라구요. 애가 아니라고 굳이 말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짜 애니까… 그래서 난 ‘계속 애이고 싶으니까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의도’로 NOKID라는 필명을 만들었어요. 근데 이렇게 오래 쓰게 될지 몰랐죠.. 그리고 starfucker는 락에 빠져있던 시절의 치기 어린 젊음이랑.. 거기에 붙은 6은 666 이미지에 편승하고픈 허세가 합쳐져서 나온거구요….”

이제는 자신의 블로그나 이메일 주소를 직접 불러줄 때 마다 민망함을 느끼는 허세 쏙 빠진 어른 NOKID. 연락처를 알려줘야 할 곳이 많아지다 보니 이 단어를 블로그에만 남기고 이제는 헤어졌다며 수줍게 얘기했다. 하지만 락음악을 향한 그의 애정만은 허세가 아니었음을 여러 방면에서 볼 수 있다. 락 음악 속에서 풋풋한 사랑을 하는 고등학생들 이야기를 그린 야후 웹툰 ‘8군 플레이그라운드 쑈’와 음악웹진 ‘엘레펀트-슈’의 아트디렉터를 하며, 그곳에 연재하고 있는 웹툰 ‘HELLO NOKID’에선 자신이 하고 있는 밴드 이야기를 그리는 등 그가 손을 대는 일엔 언제나 락 음악이 있다.


특별한 게 없었다고 우기는 특별한 성장기

그에 말에 의하면 딱히 잘하는 건 없었다. 하지만 NOKID가 만화를 그리게 된 시발점은 아주 사소하게 다가왔다. 중3때 친구가 만화를 그린다는 말에 혹해 집에 돌아가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을 그려봤던 NOKID. 꽤 모양이 나오길래 그 다음날 친구에게 당당히 나도 만화를 그린다고 선언! 일명 만화 그리는 동지애가 솟구치며 둘이 [코리아코믹스]라는 이름 하에 서로의 만화를 물어뜯는(?) 아름다운 우정을 쌓았던 것이 큰 계기가 됐다고 한다. 고 1때 NOKID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서 물리적으로 멀어졌지만, 그들의 만화 우정은 대학 때까지 이어진다. 나중엔 본인이 휴학을 하고 순천으로 대학을 간 그 친구를 따라 그 곳에서 작업실을 차리고 만화 작업을 하며 함께 지냈다. (쓰고 보니 묘한 의심이 들 수 있지만 NOKID는 오래 사귄 여친이 있다.) 그 곳에서 NOKID는 친구의 과동기이자 반짝거리는 재능을 가진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며 인생에 중요한 만화 동지들을 만나게 되었고, 현재 부천시에서 후원하는 만화센터 작업실도 그들과 함께 쓰고 있다고 한다. 반면 순천에서 떨어져 있는 자신의 대학 생활은 공감이 가능하지 않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고독’과 순천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처절하게 물든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아티스트는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성장하기 마련인데 그는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그 때는 24시간 락 음악을 귀에 붙이고 다니면서 전공과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 정도? 한편으로는 순천 친구들 없이 혼자 있는 이 시간 동안 달라져서 짠하고 뭔가 보여주고 싶은 유치함같은 거.. 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픈 마음으로 보냈던 이 때가 결정적으로 제 스타일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생존과 꿈, 일러스트와 만화 사이

NOKID의 블로그를 엿보면 세상에 내놓은 만화 편수보다 일러스트가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둘 중에 뭘 더 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딜레마의 고전, 엄마아빠 질문에 버금가는 바보 같은 질문이려나 싶은 마음이 들 무렵 NOKID는 잠시 망설이다가 처음엔 만화뿐이었다고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이 대답을 하면서 NOKID의 머리엔 과거 여러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정말 만화뿐이었어요. 졸업하고 나서 친구들과 모여 작업실을 차렸지만 2년 동안 수입이 0이었어요. 돈은 없는데 라이브 클럽에서 음악을 너무 듣고 싶어서 여러 방법을 알아보다가 ‘김기자의 인디스 밴드’라는 카페를 발견했어요. 돈이 없었지만 그 곳 그림을 맡아 취재를 동행하면서 라이브를 그나마 즐길 수 있었죠. 그 외 실질적 수입은 웨딩 사진 보조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NOKID는 이마트에서 일하던 중 상상공장의 유감독님과 인연이 닿아 상상공장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다. 덕분에 많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게 되었고 생활고가 해결되었음에도 “만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고 한다. 나누었던 긴 대화 중간 중간 ‘예전이라면 안 했을지도 몰라요’라는 말이 자주 나왔던 걸 보면, 당시 만화를 지향했던 그에겐 생계를 위해 만화 밖의 일을 하는 현실에 강한 저항감이 있었던 듯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1순위에 있는 만화와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만화 외 작업들 모두 좋다고 한다. 어차피 자신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NOKID이므로… 더구나 상상공장 시절 그렸던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 그를 찾는 클라이언트들을 시작으로 NOKID는 일의 물꼬가 트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젠 영상 쪽도 욕심이 난다며 본인에게 업혀있는 게으름 신이 자신을 떠나주길 바라는 중이란다.


8군 플레이그라운드 쑈

“8군 플레이그라운드 쑈(이하 8군)”는 NOKID의 첫 정식 연재 작이자, 처음으로 단행본 출판 제의가 들어온 웹툰 제목이다. 만화 진흥원에서 개최한 웹투니스타 공모전에 당선되어 처음으로 포탈 사이트 야후에 웹툰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락 음악을 사랑하는 10대 남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물로, 특히 여자 주인공의 대사 하나 하나는 NOKID가 빙의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결국 ‘8군’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냐는 질문에, 음악에 도움을 받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밑바탕으로 NOKID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한다. 머리 속에 있는 말을 솔직히 뱉어버리는 나의 입은 NOKID에게 그런 메시지는 별로 느낄 수 없었다고 고백했고, NOKID는 순순히 자기가 그 메시지를 넣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당시 공모전 당선자에게 주어진 웹툰 개재 조건이 연재 12회로 제한이 되어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방대한 60편 장편을 기획한 거에요. ‘8군’의 거대한 서막을 열던 도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돼서, 만화 모양새를 최대한 살려 연재를 끝내기 위해 남들보다 훨씬 많은 회별 분량을 그렸어요. 수입에 타격을 입어가면서 무료로 5회를 추가로 그려 넣었지만, 결국 그리고 싶었던 부분들을 다 넣지 못했죠.”

그 노력에 대한 선물인지 NOKID는 ‘8군’ 단행본 출판 제의를 받았다. 단행본에는 40페이지 부록을 듬뿍 추가하여 원하던 메시지를 담아냈다고 하니 ‘8군’ 팬들은 꼭 확인해야 할 듯 하다.

“저는 특별히 거창한 메시지나 꿈과 희망을 던지는 거랑은 거리가 있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만화로 그리고, 어릴 때 제가 만화를 통해 느꼈던 감정을 독자들이 저의 만화를 통해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작품을 하다 보면 제가 의도하지도 못했던 메시지를 독자 분들이 얘기해줘서 역으로 깨우칠 때가 있어요. 일부러 메시지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하고 싶은 얘기를 전하다 보면 그것을 어떤 메시지로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건 독자들의 몫인 것 같아요.”


‘개념의상실’

락 음악을 좋아한 사람치고 뒤늦게 악기와 밴드 활동에 빠져버린 NOKID는 늦바람의 무서움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는 중이란다.

“밴드 이름은 ‘개념의상실’이예요.”

흔히 락앤롤의 기세를 몰아 무개념 아이들의 밴드라는 이름을 짓고 싶었나 라며 넘어가버릴 부분이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밴드 이름은 사실 ‘개념’ 띄고 ‘의상실’의 의미가 크다. 컬투쑈에 넣어도 5만원 이상은 받을 밴드 이름의 탄생은 유년 시절 NOKID의 독창적인 이해력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어렸을 때 흔히 보는 의상실 간판을 보면, 디자이너들이 다 자기 이름을 걸고 약속한 듯이 자신들의 ‘상실’의 상태를 간판으로 내거는 행태가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앙드레 의상실”로 인지했어야 할 간판을 NOKID는 대학시절까지 “앙드레의 상실”로 이해해왔던 것이었다.

“제가 본 의상실 쇼윈도우에 있는 옷은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옷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디자이너들의 상실감을 옷으로 표현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던거죠. 의상실이라는 단어일거라고 생각 못하고 디자이너가 의류를 제작하는 곳은 자신들의 상실성을 간판으로 걸어놓는다고 생각해 왔었던 거에요.”

NOKID의 이 엄청난 커밍아웃은 순천 친구들과 함께 지내던 시절 그들을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하여 아직까지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친구들과 함께 만든 밴드 이름이 “개념의상실”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요즘 작사 작곡에도 매진 중이라고 하니, 의상 디자이너들을 단번에 “상실한 사람들”로 만들어버린 NOKID의 음악 세계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기대될 뿐이다.

광화문에 있는 궁서체의 공안과(眼科)간판을 보고, 우리 나라도 중국같이 공안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가 사람들을 경악시킨 필자보다 더한 강적을 만나 기분이 좋아진 인터뷰였다. NOKID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도록 꾸며보고자 하는 마음을 요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만나온 재능 있는 주변 사람과 친구들에게 서슴없이 존경이라는 단어를 기꺼이 쓰는 만화가이기도 했다. 그의 일러스트 안에서 보여졌던 침착하면서도 다채롭고, 정겨우면서도 흥미로운 컬러감은 감각이 아니라 어쩌면 인간 NOKID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 중 살짝 귀띔해준 구상 중의 만화를 빨리 볼 수 있기를 만화가 NOKID에게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음악과 관련된 멋진 일러스트를 더 세차게 쏟아내어 일러스트레이터 NOKID도 방치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들었다.


다음 인터뷰 주인공으로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람은?

NOKID가 한때는 학교를 휴학하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순애보를 펼쳤던 코리아코믹스의 공동 작가 김재현을 추천한다. 현재는 만화 편집자이자 만화가 그리고 커피 전문가로, 3권까지 나온 <루디’s 커피의 세계, 세계의 커피>의 저자이다.

#8. Real Human Being

#주의! :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Real Human Being 

 

 

드라이브 (Drive, 2011) : 2011 .11 .07 / 100분 / 미국 / 12세 관람가
감독 : 니콜라스 윈딩 레픈
배우 : 라이언 고슬링 (드라이버), 캐리 멀리건 (아이린)

 

 

“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어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다시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 말해요. ” 그리고 나서 그는 수 천개의 길로 사라진다. 사람은 평생을 살지만, 평생을 살게 하는 건 어쩌면 단 한 순간의 기억이다. 객관적으로 무의미하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내가 갖게 되는 순간의 그 어떤 느낌은 ‘삶’ 과 맞바꿀만한 것이 된다.

 

마음이 깨질 것 같다. 조이고 조이다 견디지 못하고 기어이 폭발음을 내며 터진다. 그런데 그 조각은 방탄 유리가 깨진 듯 아주 섬세하고 균일하고 차분하다. 분명히 짓이겨진 육체와 덩이진 피였다. 포크가 눈알에 박히고 면도날이 옷을 뚫고 심장을 긋는다. 그런데 이건 마치 아주 정갈한 정안수를 무릎 꿇고 조심스레 받아 넘긴 듯한 맑음. 이 끝없는 어지러움까지 더하자면, 깨끗한 잔에 담긴 청아한 보드카. <드라이브>는 뫼비우스의 띠를 타고 빙글빙글 안과 밖을 넘나들며 조우하는, 극과 극의 맞닿음이다.

 


 

최고의 Kiss Scene. 이보다 더 짜릿하고 그윽할 수 없다. 키스는 달콤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키스는 그와 그녀의 입술이 맞닿는 그 순간 두 객체의 관계를 파괴하고 새롭게 재편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권총을 숨긴 자를 등지고,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는 키스를 길게 나눈다. 엘리베이터가 하강하며 무게 중심이 뜨는 순간 그와 그녀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탈을 누린다. 그리고 하강이 끝나기 전에 드라이버는 키스의 공간에서 그 자를 죽인다. 머리를 밟아 짓이긴다. 키스와 살인은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라는 맥락에서 같은 것이고, 그가 가진 에너지의 최대치를 소진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행동이지만, 분명 양극단이다. 그 간극에서 오는 아찔함은 마치 순간적으로 하강하는 고층 빌딩의 엘리베이터에 갇힌 듯한 두려움과 쾌락을 동시에 준다.

 

아. 음악. 최고. 감독은 음악을 아는 자다. 알고 보면 단촐한 이 영화를 숨막히게 스타일리쉬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선곡과 그 배치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톤 앤 매너도 정교하게 짜맞췄다. 어느 지점에서 스탑해도 훌륭한 스틸 컷을 얻을 수 있을 정도의 앵글 감각과도 딱 맞아 떨어진다. 대사가 많지 않은 이 영화를 보는 동안,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감정을 겪게 되는 것은 바로 이들 음악 덕분.

 

♬ O.S.T Track List

01. Nightcall – Lovefoxxx, Kavinsky Belorgey 
http://www.youtube.com/watch?v=5GDeT-WhlH0

 

02. Under Your Spell – Desire

 

03. A Real Hero – College 
http://www.youtube.com/watch?v=-NWhJcqBjfA

 

04. Oh My Love – Riziero Ortolani 
http://www.youtube.com/watch?v=r66HprAp1H8

 

05. Tick Of The Clock – The Chromatics

 

 

소수 정예다.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서 군더더기가 없다. 스토리를 위한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움직이는 장소도 한정적이고 넓지 않으나, 그 공간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를 찾아낸다. 인물 몇 명만으로 수많은 인간 군상을 입체적으로 나타내며, 배우들은 단지 몇 가지 표정으로 천만가지 이야기를 표현한다. 특히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얼어붙은 듯한 표정에서 순간 보이는 천진한 미소는 이 정체 모를 남자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영화 개봉 이후, 매니아가 급증해 할로윈 시즌에 그의 전갈 자켓을 구하려 많은 이들이 안달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는데, 그의 묘한 매력은 이 영화에서 분명히 두드러진다. 캐리 멀리건 역시 <Never Let Me Go> 에서의 정돈된 단단함을 놓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두 배우가 함께 한 작품인 것만으로 충분히 설레었는데, 결과적으로 음악과 영상, 스타일, 메시지까지 모두 만족했다.

 

영화에서 줄거리만 건져낸다면 곤약처럼 파리하고 힘없는 것일지 모른다. 치밀한 개연성도 없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고 비극에 휘말리고 사라진다. 어쩌면 평범하고도 식상한 영화의 씨앗과 같은 이 한 줄의 스토리에서 어떤 디테일을 뽑아내고 표현하는가에 따라 영화의 퀄리티가 결정된다고 한다면, 칸이 니콜라스 윈딩 레픈에게 감독상을 안긴 것은 응당한 일이다. 그는 솜씨가 있다.

 

<드라이브>를 보는 동안, 아메리칸 마피아 이야기의 닮은 꼴 미드 <소프라노스>, 속도를 비교해볼 만한 우리 영화 <퀵>,  그리고 고슬링의 이쑤시개에서 비롯된 <영웅본색>, 정서상으로 비슷한 <천장지구>, 긴장과 잔혹의 전형 <스크림>까지 한꺼번에 떠올랐다. 이 모든 영화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드라이브>는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한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야릇한 매력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아직 나는 어지럽다. 초조하고 불안하다. 두근거리고 설렌다. 암담하면서도 안락하다. 답답하면서도 마치 묵은 감정을 이해받은 듯 맥이 풀린다. 누군가는 지루하고 심심하다고 해도 딱히 뭐라 받아치기 힘든 이 영화를 놓고,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시달릴 줄은 몰랐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누군가 중에 단 한명이라도 내 맘을 알아줄지도 모르니까. 단 한명이면 된다.

 

 

 

 

 

 

 

글 : 하루

편집 : Avant-In

 

 

 

 

#6.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 랄라스윗

 

“아직은 부족하지만, 수년을 기다려온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에 대한 끝없는 고민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랄라스윗과의 만남. 인터뷰가 끝난 후 ‘나는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 박별과 김현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취재 및 글 : 김호준 Roll Sp!ke  (dafunk@daum.net)
사진제공 : 해피로봇 레코드
편집 : Avant-in

 

Q) 많은 노래 중에 한 곡만 선택해야 하는데, 쉽게 정해졌나요?

박별) ‘파란달이 뜨는 날에’랑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중에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노래 제목을 종이에 써놓고 ‘어느 것이 좋을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딩동댕.’ 그걸로 정했어요. (웃음) 사실은 ‘두 곡 토크’를 하고 싶었어요.

 

 

Q) ‘두 곡 토크’도 재밌겠네요. (웃음)
먼저 아이디어 스케치 했을 때 얘기를 해볼게요. 언제 처음 작업이 시작되었나요?

현아) 시기적으로는 1년 반 전이에요.

박별) 예전 곡들이 어쿠스틱 위주여서, 전자기타가 많이 들어간 노래를 써보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건반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기타로 만든 것 같은 코드 진행이 나왔어요.

현아) 저희 노래 중에 누가 들어도 기타로 만든 코드 진행인데, 알고 보면 건반으로 만든 곡이 꽤 있어요. 일부러 그렇게 만드는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기타랑 조화가 잘 되었어요.

 

Q) 그렇군요. 이 곡은 가사를 먼저 만들었나요, 아니면 멜로디부터 나왔나요?

현아) 저도 음악 하는 주위 분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에요. (웃음) 작업 방식이 다 다르더군요. 예전에는 멜로디부터 만들고 가사를 붙였는데,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지금은 동시에 만드는 편이에요.

박별) 이 곡 같은 경우에는 후렴구는 가사가 먼저 나왔고, 절 부분은 멜로디가 먼저 나왔어요. 우연히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라는 문장이 떠올라서 후렴구 멜로디를 만들었죠. 어느 정도 스케치를 한 뒤 현아한테 보냈는데, 저와 다르게 해석을 해서 더 좋은 편곡이 되었어요.

현아) 전자기타를 쳐 버렸죠. (웃음)

 

 

Q) 전자기타를 쳐 버리셨군요. (웃음)

현아) 저는 되게 신났어요. 어쿠스틱 기타만 치다가 ‘맘대로 쳐줘’라는 부탁을 받고 전자기타로 정말 맘대로 쳤어요. (웃음)

박별) 그렇게 데모 작업 할 때 전자기타로 친 멜로디가 앨범에 그대로 실려 있어요.

현아) 곡을 받자마자 바로 떠올랐던 멜로디였어요. 앨범 녹음 때 다르게 쳐보려고 노력했는데, 쉽게 바뀌지 않더군요. 처음 느낌을 믿어보자고 생각했어요.

 

Q) 작업 과정이 재밌네요. 가사는 각자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현아) 저는 보통 노래를 들을 때, 특이하게 후렴구 직전의 ‘브릿지’ 부분을 가장 좋아해요. 뭔가 격정적으로 올라가기 직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요. 이 노래 역시 속상하고 애틋한 기분을 잘 표현한 ‘뜨거웠던 마음들이 잠들어 갈 곳을 잃어’라는 2절 브릿지 부분의 가사가 와 닿았어요.

 

Q) 어! 잠시 만요. 그 가사는 1절 브릿지인데요?

현아) 또 실수했네요. 사실 공연할 때 1, 2절 브릿지가 항상 헷갈려서 멋대로 부르긴 해요. 그것 때문에 되게 예민해요. 바꿔 부르고는 ‘에이! 오늘도 2절 불러야 되는데, 1절 불렀어’라고 하죠. (웃음) 개인적으로 1절 브릿지가 2절 보다 더 감정적인 가사로 느껴져서 그래요.

 

Q) 박별 씨는 어떤가요?

박별) 도입부인 ‘오늘이 된 어제처럼’이라는 가사요. 이 문장이 노래 전체의 느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Q) 다시 노래를 들으면 말씀해주신 부분들이 더 귀에 잘 들릴 것 같네요.
혹시 이 곡의 가제가 있었나요?

현아) 처음에 가제가 ‘Sway’였어요. 잘 안 쓰는 단어인데, ‘땅이 심하게 흔들리다 혹은 마음이 크게 요동치다’라는 뜻이에요.

박별) 혹시 오다기리 조가 나오는 ‘유레루’라는 영화 아세요? 일본말로 ‘흔들리다’라는 뜻인데, 영어 제목이 ‘Sway’더라고요. 이 곡 작업할 때 파일이름으로 그 단어를 사용했어요.

현아) 저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단어여서 가제가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 제목으로 결정되기 전에도 ‘우린 지금 어디쯤에’, ‘지금 어디쯤에’ 등등 후보가 많았어요.

 

Q) 이제 레코딩에 대해 여쭤볼게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현아) 기타는 데이브레이크의 유종 오빠가 쳐주셨어요. 너무 좋았는데, 기타 솔로가 노래 분위기에 비해 조금 화려했어요.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제가 단순한 멜로디로 다시 녹음을 했어요.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결정을 내렸어요.

박별) 리앰프 했던 것도 이곡이었지?

현아) 사실 리앰프 한건 하나도 못썼어.

 

 

Q) 녹음 때 ‘리앰프’를 하셨어요?

현아) 몇 십번 기타를 치고 편집을 한 클린 톤(clean tone)을 받아서 그걸 다시 앰프에 보내서 기타 톤을 만들어 봤어요. 앰프랑 이펙터를 어렵게 빌려서 실험을 했는데, 결국 만족스럽지 못해서 앨범에 쓰지는 못했죠.

박별) 이번 앨범에는 그런 노력들을 많이 했어요. 어쿠스틱 피아노로 녹음을 할지,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 악기로 녹음을 할지 결정할 때도 새벽에 아는 카페를 빌린 뒤, 피아노 업라이트를 뜯어내서 녹음을 해보고 판단을 했어요.

 

Q) 고생 많이 하셨네요.
실제 사용하지는 못했더라도 쉽게 잊지 못할 경험 아니었나요?

현아) 일단 실험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지 않으면, 앨범이 나와도 찜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원석 오빠가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된다고 해서 힘이 많이 되었죠.

박별) 아까 말씀드린 리앰프 작업 때도 무거운 앰프를 낑낑대며 날랐는데, 결국 녹음한 소스를 못썼잖아요. 하지만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게 남는 것이 있더라고요.

 

Q) 이 곡에 참여한 뮤지션들도 궁금하네요.

현아) 드럼은 세렝게티의 동진 오빠랑, 베이스와 기타는 데이브레이크의 선일 오빠, 유종 오빠가 도와주셨어요.

박별)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녹음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Q) 레이블 식구들이 참여해 줘서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이 곡을 작업하면서 각자 애착이 생긴 악기가 있나요?

현아) 이번에 새로 펜더 스트라토캐스터(stratocaster)를 구입했고, 녹음에 많이 사용했어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싶어 하는 모델이 텔레케스터(telecaster) 52년도 빈티지거든요. 다루기 힘든 기타라고 익히 들어서 아는데도 꼭 마련하고 싶어요.

박별) 저는 오디오카드를 새로 샀어요. (웃음) 포커스라이트(focusrite)의 사파이어(saffire)라는 모델인데, 처음으로 비싼 제품을 구입해봤어요. 드디어 USB 포트가 아닌 파이어와이어 포트로 된 오디오카드를 갖게 됐다고 주변에 자랑을 했죠. 하지만 알고 보니 PC에 파이어와이어 단자가 없는 거예요. 어쨌든 제대로 된 오디오카드를 사고 진정한 프로 뮤지션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웃음)

 

Q) 오디오카드라는 대답도 신선하네요.
이 곡의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박별) 제가 그림 그리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 아는 분이 뮤직 페인팅이라는 영상을 보여주셨어요. 그렇게 아이디어가 나왔고, 뮤직비디오는 두 시간 정도 직접 그려서 완성했어요.

 

 

 

 

Q) 완성된 그림은 어디에 있나요?

박별) 스캔을 위해 조각이 난 채 사무실에 있어요. (웃음) 굉장히 그림이 길거든요.

 

Q) 랄라스윗이 더 유명해질 때를 대비해 보관을 잘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웃음)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아) 미니앨범 이후에 1집이 오랜만에 나와서 최대한 이 앨범의 노래들로 길게 활동을 하고 싶어요. 봄에 새로운 곡으로 디지털 싱글을 내보자는 얘기도 둘이 했었지만, 그러려면 지금 녹음을 하고 있어야하니까 잘 모르겠네요.

 

 

Q) 잡혀있는 공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현아) 2월 17일에 투데이 익스프레스 공연에 출연하고, 2월 19일에는 10cm, 글렌체크, 차가운 체리, 바이 바이 배드맨과 함께 민트 페스타 무대에 설 예정이에요.

 

Q) 이제 한 곡TALK 마지막 질문이네요. 주로 이용하는 음원 사이트가 어딘가요?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를 해당 사이트에 링크 걸려고요.

현아) 예전에 저희가 헬로루키에 선정되면서, 소리바다 평생 이용권을 받았어요. (일동 웃음) 그때는 몰랐는데, 요새 너무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박별) 다운로드도 한 달에 150곡이나 되요. (웃음)

 

Q) 그렇군요. 노래는 소리바다로 링크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즐거웠어요. 

랄라스윗) 저희도 재미있는 인터뷰였어요.

 

 

 

 

 

 

 

 

 

콧수염 아저씨 무스타쵸스를 기억해 주세쵸! :{ 디자이너 최은솔, 김미진

 

젊고, 유능하고, 재미있는 작가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렙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들은 어리고, 아직은 가능성만 있는 신인일 뿐이죠. 젊은 작가들도 우리처럼 불안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시작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그 모든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그럼에도 가 보기 때문 아닐까요? 이제 졸업을 앞둔 이들의 마음이 딱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난 201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영 디자이너 부분 1위에 선정된 ‘무스타쵸스(Mustachos)’의 최은솔, 김미진 님을 아방인에서 만났습니다.  

 

취재 및 글 : 이은경 (hoi01uk@naver.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무스타쵸스 (www.themustachos.com)

 

 

두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 무스타쵸스를 시작하게 됐나요?

같은 학교 동기로 만났어요. 둘 다 낙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본에 여행 가서 아트 토이를 구경하며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같이 만들어보자.”, “재료는 어떻게 할까?”, “안 입는 옷으로 하자.” 처음에는 정말 그냥 좋아서 수업 끝나고 만들고 그랬어요. 신기하게도 우리가 그린 낙서에 모두 다양한 수염을 달고 있었어요. 그렇게 수염 있는 인형을 그리다 보니 우리만의 캐릭터가 됐고 그렇다면 우리만의 작업으로 해보자 해서 2011년 초부터 작업으로 준비했어요.

 

 

왜 하필 콧수염인가요?
마초의 상징이기도 하고 구태의연한 아저씨 느낌도 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저희도 거창한 이유를 말하고 싶지만 정말 단순하게 그저 취향이에요. 이유를 생각하다 콧수염이 가진 느낌을 떠올리게 됐어요. 콧수염은 어디에나 붙일 수 있잖아요. 작은 인형인데 콧수염을 달고 신사인척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엉뚱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페스티벌 와서 보신 분들도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콧수염’ 하면 보헤미안적이고 히피다운 느낌이 떠올라요. ‘하트’가 사랑의 상징이고 ‘별’이 스타의 상징이듯 자유롭고 예술에 관심이 있는 우리를 대표하는 상징이 ‘콧수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의미를 붙여봤죠.

 

Love Story of Mustachos from EC on Vimeo.

 

 

소셜펀드레이징을 통해 웹 사이트 개설과 페스티벌 준비 비용을 마련했다고 들었어요.

처음에 둘이 인형 만들고 선물로 주다 보니 학교에서도 많은 사람이 알게 됐어요. 본격적인 작업으로 준비한다고 하자 소셜펀딩에 관심 있는 친구가 알려줬어요. 저희도 좋은 취지인 것 같아 펀딩을 올리고 시작했죠. 다행히 모금이 잘 돼서 도와주신 분들에게 무스타쵸스도 선물하고 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DNA 패브릭을 선택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보통 나만의 특별한 것을 갖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맞춤을 선택하는데DNA라는 개념을 추가해서 남들과 똑같은 패브릭을 선택하더라도 ‘나’라는 고유의 한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나온 생각이었나요?

먼저 우리 스스로 아트 토이를 모으는 컬렉팅 유저였기 때문에 무스타쵸스가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는 저희처럼 아기자기한 취향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소니엔젤’이든 ‘베어브릭’이든 사서 책상 위에 두면 끝인 거에요. 먼지만 쌓이고… 그때 좀 더 활용도 높은 커스텀 인형으로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 생각했어요. 특히 20대 여성은 심리테스트나 자기의 성향을 알아보기 좋아하잖아요. 그런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고 싶었죠. 실제 고객의 연령대를 보면 우리 나이 또래가 많아요.

 

(무스타쵸스는 각각 ‘꼼꼼한’, ‘친절한’, ‘노력가’, ‘재간둥이’ 등으로 명명된 패브릭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자신만의 특징이 담긴 인형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안경, 페도라, 액세서리 등을 달아주어 휴대폰 줄이나 열쇠고리, 배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네, 단순한 패브릭의 다양화가 아니라 에니어그램이라는 성격유형지표까지 추가해서 좀 더 인격체라는 의미가 크게 부여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니어그램을 이용한 이유가 있나요? (에니어그램(Enneagram)은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인간 이해의 틀로 사용된다.)

에니어그램이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사람의 성격을 분류해주는 틀은 아니에요. 하지만 나, 혹은 타인의 유형을 추측해보는 재미와 마음에 드는 패브릭을 고를 수 있는 재미 모두를 주고 싶었어요. “이 패브릭이 왜 3번 유형인가?”라고 묻는다면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어울리는 것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은 우리 몫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느낌이기도 하고요. 9가지 에니어그램 유형에 한가지 유형을 추가했어요. 9개의 개수가 애매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호피무늬를 꼭 넣고 싶었거든요. (웃음) 홈페이지의 Look Book을 보면 콜렉션쳐럼 모아놨는데 살아있는 모델처럼 옷도 바꿔 입고 액세서리나 배경을 바꾸면서 저희 스스로 재미있었어요. 우리가 흥미를 느끼니까 여러 가지 시도도 계속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전체적인 제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요.

지금은 저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다음 시즌부터는 바느질을 잘하시는 어르신들께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공장에 맡겨서 대량생산 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거창하진 않지만 저희가 아직 어리고 큰 욕심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문은 많이 들어오고 있나요? (웃음)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끝나고 주문이 많이 들어왔어요. 입점 제의도 들어와서 준비를 거쳐 텐바이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무스타쵸스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에요..

 

고객들로부터 기억에 남는 코멘트가 있었나요?

전시를 보시고 무스타쵸스 파티를 하고 싶다는 분도 계셨고 펜션을 운영하는데 이런 느낌으로 인테리어나 공간을 꾸미고 싶다는 분도 계셨어요.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시즌 때 선물한다며 친구들의 스타일을 설명하면서 주문해 주신 분이 기억에 남아요. 딱 저희가 의도한 대로였거든요. (웃음) 커스터마이징하면 ‘나만의 것’, ‘나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무스타쵸스는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를 떠올리며 ‘나는 너를 이렇게 생각해’라며 타인을 향한 애정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둘이서 작업하다 보면 다투기도 많이 할 텐데 취향은 잘 맞는 편인가요?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저(최은솔)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고 미진이는 좀 더 여백의 미를 살리는 편이고요. 서로의 취향에 호감이 있고 또 보완되기 때문에 Win-Win 전략이라 할 수 있죠. (웃음)

 

디자인을 전공하면 대부분 졸업 이후 관련 직종으로 취업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데 개인 작업을 구상하고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3학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선배들 대부분 졸업하면 취업을 하니까요. 그런데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수업을 통해 대기업에 가든, 작은 스튜디오에 가든 이것을 나의 작업으로 여겨 어떻게 하면 내가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를 배우게 됐어요. “네가 이 일을 사랑하고 너의 작업으로 생각한다면 네가 취업을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당시 저는 무스타쵸스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따로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아직 나는 어리고 한 번쯤 망해보는 것도 괜찮다.’ (웃음)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때는 지금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확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기회를 보자는 마음으로 조금씩 왔어요. 소셜펀딩,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참여도 무스타쵸스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우리 작업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신뢰를 얻어갔죠.

 

작업하면서 제일 행복할 때와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동시에 말할 수 있어요. 페스티벌 준비했을 때요!

제일 행복하고 제일 힘들었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정말 좋은데 다크서클은 점점 내려오고… (웃음)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해서 시간도 많이 걸렸거든요. 감사하게도 영 디자이너 부분에서 저희가 제일 많은 호응을 얻어서 월간 디자인에서 인터뷰도 하게 되고 느낀 것도 많았어요.

 

어떤 것을 배우게 됐나요?

좀 더 디자인 욕심을 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다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렇다면 제한된 여건 속에서 어떻게 최상의 퀄리티를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고요. 직접 부딪치며 하나하나 배우고 있어요. 페스티벌에 참여해서 가장 크게 얻은 수확은 ‘무스타쵸스를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겠구나’하는 점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관심 없고 저희만 좋으면 취미생활로만 남겨 두어야 하니까 일종의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죠.

 

무스타쵸스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사실 저희가 큰 계획은 못 세워서… (웃음) 짧게는 다른 패턴과 아이템으로 여름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발렌타인 시즌도 준비하려고 하고요. 무스타쵸스는 프로젝트의 개념이라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고요. 지금은 저(최은솔)의 디자인이 많이 반영되어 있지만 다음 프로젝트에는 미진이의 느낌을 더 많이 담을 수도 있어요.

 

두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전(최은솔) 젊고 어리게 생각하는 것. ‘Forever Young!’

사실 이런 질문은 어려운데 제가(김미진)하는 작업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이라도 내 작업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면 가치 있는 인생이 될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알아 지루한 어른이 되기보다 자신의 취향을 발전시켜 위트와 재미를 선사하는 무스타쵸스의 두 디자이너.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궁디 팍팍! 응원의 ‘우쭈쭈쭈’를 외치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스타쵸스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며 이들의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스타쵸스를 기억해 주세쵸!! :{.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아티스트?

이번에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만난 가죽공방을 하는 분들인데 신예 베스트로 뽑히신 분들이에요. ‘JNK’라는 브랜드 명도 있고 외국에서 직접 가죽공정을 배우셔서 그대로 만드세요. 실제로 만나보면 더 유쾌한 분들이랍니다.

 

 

 

무스타쵸스: http://themustach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