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청원’ Say Good-Bye

#주의! :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Say Good-Bye 

 

청원 (2010)  2011 .11 .02 개봉 126분 인도 12세 관람가

감독 : 산제이 릴라 반살리

배우 : 리틱 로샨, 아이쉬와라 라이

 

 

오늘은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이제 이틀 남았다. 2011년이라는 한 매듭이 맺어지기 까지.
시간의 재가 모래 폭풍처럼 밀려든다. 눈이 따갑고 숨이 막힌다. 대체 난 뭘 어떻게.

 

[끝내다]   무엇이 끝나기 전에 끝내본 적이 있나요.
                     여전히 간절한 채로 아직도 뜨거운 채로 어쩌면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인 채로.

 [이별]   결국 둘 중 하나가 지금의 상태보다 조금 더 나은 상황으로 향하려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

 

 

이별하겠다고 하는 한 남자가 있다.
오랫동안 감춰왔던 고통을, 불행을 그리고 사랑을 이제 끝내고 싶다고 하는 한 남자.

영화 ‘청원’ 은 이튼의 이별 이야기다.

 

이튼은 마법사다.

당대 최고의 마법사로 재능을 인정받고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표정과 이야기만이 남아있는 전신마비 상태. 하지만 그의 곁에는 그를 편안히 챙겨주는 아름다운 간호사 소피아, 마음을 나누는 오랜 친구들, 라디오 DJ이기도 한 그의 삶을 지지하는 수많은 청취자들이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불행해 보이지 않는다. 14년의 투병생활 동안 이제는 잘 맞춰진 시스템 안에서 더 이상 시행착오 없이 살아가기만 하면 될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튼은 변호사 친구 데비아니를 불러 ‘죽게 해달라’ 고 한다.

‘죽고 싶다’는 이 무겁고 심각한 이야기는 발리우드만의 부드러운 낙천성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담담한 균형을 맞춘다. 그렇다고 울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대사는 붉은 눈자위에서 이뤄진다. 시도 때도 없이 운다. 웃다가도 울고, 말하다가도 울고, 눈만 마주쳐도 울고, 춤추다가도 운다. 특히 인도 영화에서는 남자의 울음이 흔하다. 우는 남자가 좋다. 사람이다. 염색체 하나만 서로 다른, 거의 같은 형질의 인간. 서로 다른 염색체 하나에 ‘눈물’을 나눠 가지진 않았을 것이다. ‘남자’ 라는 형틀을 짊어지고 이를 꽉 깨문 사람보다 툭 터지고 마는 남자가 매력적이다. 이튼은 눈물이 핑 돈 깊은 눈과 흐느끼지 않는 목소리로 잔잔히 그의 원을 청한다.

인도에서 안락사는 금지다.

인도 뿐만이 아니라 ‘안락사’ 는 범접하기 어려운 판단 불가침의 영역에 놓여있다. 이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한다. 법원과의 지리한 공방이 시작된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타자의 규격에 의해 절단된 적이 있는지. 사회적 동물로서의 역할을 제발 좀 거둬달라고, 이 지긋지긋한 탈은 이제 그만 좀 뜯어내 달라고 아무리 악을 써도, 꼭 끼워진 것들은 결코 물러나지 않는 상태. 그런 감정을 ‘청원’ 에서는 ‘궤짝’ 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설득은 ‘빗방울’ 이다. 곁을 지키던 소피아도 제자도 모두 깊이 잠든 폭풍우의 밤. 천장에서 새어든 빗방울이 이튼의 이마에 한방울 한방울 떨어진다. 무시할 만한 작고 미약한 것들이 끊임없이 지속되는 끔찍함이 이 한 장면에서 모두 드러난다. 이튼의 죽고 싶다는 배부르고 나약한 소리가 얼마나 절박한 것이었는지, 이제는 알겠다.

 

소피아의 이야기.

이튼과 소피아는 사랑을 감추고 산다. 모든 것이지만, 모든 것이 아닌 것처럼 단지 주인과 간호사의 관계인 것처럼 서로에게 조차 위장하고 그 좁은 틈 안에 커져만 가는 사랑을 깊이 우겨넣고 있다. 이튼은 그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죽음을 결정하고 소피아는 화가 난다. 당연하다. 고통을 공유하고 내가 다 감당해 내겠다고 하는 그녀에게 이튼의 결정은 소피아의 존재 자체를 증발시키는 것이니 말이다. 소피아가 왜 이튼의 죽음에 동의하게 되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사랑’이라고 짐작하게 할 뿐. 죽음으로 향해가면서 사랑의 빗장도 풀려간다. 소피아의 남편이 떠나고, 인연은 다시 한번 그들을 묶는다.

법원은 끝내 이튼의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 파티가 시작된다. 샴페인과 꽃장식이 있는 밤. 이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의 침대를 둘러싸고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말한다. 이튼은 소피아에게 청혼하고 소피아는 여자로서 남자의 품에 안긴다.  소피아가 이튼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같다. 이튼이 원하는 것을 돕는 일. 영화는 침대 위에서 모두 부둥켜 안고 노래하는 것으로 끝난다.

 ” 인생은 짧아요. 열심히 살면 길어져요. 빨리 용서하고 천천히 키스하고 진실로 사랑하세요 “

 

영화는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과연 숭고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채로

끝내 한 마디.

 

 Goodbye.  세상 가장 지독한 허세.

 

 

 

 

글 : 하루

편집 : Avant-In

#1. TOAD SONG – IDIOTAPE

 

TOAD SONG – IDIOTAPE

단 한 곡만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한 곡TALK,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정규 앨범 11111101을 발표한  IDIOTAPE입니다.
자, 다같이 Toad Song에 숨어있는 멜로디를 찾아볼까요?

 

취재 및 글 : 김호준 Roll Sp!ke  (dafunk@daum.net)
사진제공 : Elephant-Shoe (윤석무)
편집 : Avant-in

 

 

Q) Toad Song을 이번 정규 앨범의 특별한 곡 중 하나로 꼽아주셨는데, 오늘은 이디오테잎 멤버들과 이 곡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제제) Toad Song이 애착이 가는 이유 중 하나가 1년 넘게 버림받았다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에요. 1년이 뭐야, 거의 2년 가까이 묻혀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 정규 앨범 ‘11111101’을 통해 다시 등장한 곡이죠.
디구루) ‘Toad Song’은 애착이라기보다 이디오테잎과 정이 많이 쌓인 곡 같아요.

Q) 버림받았다는 것의 정확한 의미가 뭐죠?
제제) 1년 반 정도 공연을 안했던 곡이에요. (웃음)

 

 

Q) 그것 말고도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겠죠?
제제) 한국이라고 꼭 집어서 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리듬이라든가 사운드 같은 요소를 이디오테잎의 음악을 통해 녹여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러한 작업 방식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착안한 트랙이에요.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두껍아, 두껍아’라는 멜로디가 나오죠.

Q) 신경 쓰지 않고 들으면 그 멜로디인지 모를 수 있겠어요.
디구루) 자세히 들어보시면 ‘대머리 깎아라.’라는 부분도 있어요. 그리고 ‘죽었니? 살았니?’하는 부분도 있고요.(일동 웃음) 사람들이 몰라주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잘 못 찾으시더라고요.

Q) 그렇군요. 저도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어요. 앞에서 말한 멜로디의 차용은 만들 때부터 의도된 건가요?
제제) 아예 시작 자체가 ‘두껍아, 두껍아’ 멜로디를 가지고 한 거였어요. 멜로디를 뜯고 붙여서 이디오테잎화 시켰죠. 완성되고 나니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저희 음악이라서 이렇게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 멋있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쾌감이 있더라고요.

Q) 아이디어 자체가 신선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도를 알고 들으면 좋을 것 같군요.
제제) 디구루 형이랑 만들 때 고민을 했던 부분이 민요나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우리나라 멜로디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다 같은 거예요. ‘두껍아, 두껍아’ ‘여우야, 여우야’ (웃음) 약간의 리듬의 변화만 있지 결국 다 비슷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창하게 이런 시도도 해보고 저런 시도도 해보자했는데 멜로디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었어요.

Q) 인터뷰 처음에 공연에서는 2년 가까이 버림받았다고 했었죠? 
제제) 공연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저희 의도대로 전달에 안되어서 앞에서 말했듯이 2년 가까이 묻혔었는데 이번 정규앨범을 계기로 다시 등장해 하나의 트랙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앨범은 공연과는 또 다른 거니까요. 아마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공연장에서도 옛날과 다르게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2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Toad Song이 공연장에서 다시 연주될 때는 멤버들의 메인악기로 연주가 되겠죠? 메인 악기는 무엇인가요?
제제) 예, 그렇죠. 저의 메인 악기는 ‘KORG MS20’이에요.

Q) ‘MS20’을 구하는 데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제제) 맞아요. MS20은 매물이 우리나라에 없으니까 디구루 형이 일본에 갔을 때 부탁을 했어요. 근데 형이 일본에서 물건을 찾았다며 전화가 왔는데, “가격이 조금 저렴한 대신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을 살래 아니면 비싼 대신 새 제품에 가까운 물건을 살래?”라며 물어보더라고요. 돈을 아낄 생각으로 B급으로 사라고 했는데, 형이 아무래도 A급으로 사야겠다고 해서 지금의 MS20을 쓰고 있어요.

Q) 의미가 있는 악기네요.
제제) 디구루 형이 10kg 짜리 무거운 걸 들고 시부야를 헤집고 다니고, 공항까지 질질 끌어서 가지고 온 악기라 더 애착이 갑니다.
디구루) MS20에 대한 애착은 제제보다 제가 더 클 거예요. 너무 고생했거든요. (일동 웃음)

Q) 디구루는 MS20외에 아끼는 악기가 있나요?
디구루) 제일 아끼는 아이는 맥베스(Macbath) ‘M3X’에요. 노후한 아이인데 제가 태어나서 처음 산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라서 애착이 가요. 그리고 얘만 가능한 몇 가지 기능이 있거든요. 되게 좋아하는데 쓰기 까다롭고 음정이 계속 나가서 공연 때 데리고 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가지고 다니는 보이저(Voyager)를 맥베스의 대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앞으로 공연장에서 Toad Song을 MS20과 Voyager로 조만간 들을 수 있겠군요. 이 인터뷰를 통해 ‘두껍아, 두껍아’ ‘죽었니? 살았니?’ ‘대머리 깎아라.’라는 멜로디를 노래 속에서 찾는 분들 역시 많아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2012년에 어떤 일이 이디오테잎에게 벌어지면 기분이 좋을까요?
디구루) 저희가 계획했던 일들이 다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일단 상반기에 리믹스 앨범이 나올 예정입니다. 전자음악과 록 음악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잘 정리해서 들려드리고 싶고, 또 하나는 공연 때문에 비행기를 많이 타고 싶네요. 옷 갈아입으러 잠깐 서울에 들어오면 좋겠어요. (일동 웃음) 이 두 가지가 잘 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Q)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리믹스 앨범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이디오테잎) 감사합니다. 저희도 재밌는 인터뷰였습니다.

 

 

http://search.bugs.co.kr/total?q=idiotape+toad+song

 

 

 

 

음악 + 영상 + 설치미술 을 통합하는 아트 디렉션 롤스파이크 (Roll Sp!ke)

이번 인터뷰 도중에 재미난 이야기를 한 가지 듣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파리를 손으로 있는 힘껏 탁! 내려쳐서 잡으려고 할 때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그것은 파리와 인간이 인지하는 시간적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1초”라는 것은 인간이 만든 임의적 언어일 뿐,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두 생명체가 체감하는 시간의 개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 철저히 절대적인 줄로만 알았던 ‘시간’에 대한 상대적인 해석!! 이-거-슨 진-정-한 신-세-계의 발견!!!

여기, 또 하나의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방 한가운데 투명한 상자에 스모그를 채워 넣고 시각적-청각적인 효과를 투과시켰을 때, 그 방 안에는 어떠한 세상이 펼쳐질지 상상해 본 적 있으십니-꺄-? 또 그것이 스모그가 아닌 물이라면?? 디스코볼이라면???

‘음악’과 ‘영상’, ‘설치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플랫폼을 하나의 아트 디렉션으로 보여주는 롤스파이크(Roll Sp!ke) 김호준 님과의 인터뷰는 예술의 “예”자는커녕 “이응”도 모르는 저 같은 애송이에겐 매우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취재 및 글 : 김근혜 / kunedesu@naver.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Roll Sp!ke

롤스파이크(Roll Sp!ke)란 어떤 프로젝트 인가요?

제가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음악’을 바탕으로 ‘영상’ 작업을 더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음악+영상이 아닌 설치미술의 개념으로 접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평소에 워낙 전시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혼자서 모든 것을 이뤄내기에는 힘들 것 같아 같이 작업해 줄 친구들이 필요했고, 아니, 그런 ‘필요’ 관계에 의해 모였다기 보다는 기존에 알고 있던 5년 지기 10년 지기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작업을 해본다는 접근으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도가 되어 아래와 같은 활동들을 진행해 왔어요.

2009
   서울문화재단 다원예술 부문 젊은 예술가 선정 (NArT)
   프로젝트명 Bonobonoise Project로 갤러리 Factory 전시 “Half a second”

2010
   서울시 주최 디자인갤러리 주관 <10인 10>’ 전시 “Half a second ~ remix”
   Roll Sp!ke로 프로젝트명 변경

2011
   첫 번째 싱글 “New rocknroLL” 발표
   갤러리 Be-Hive 전시 / 갤러리 B-E 전시 / 제주 컨벤션 센터 퍼포먼스
   <쇼머스트> 레이블 옴니버스 앨범 참여

Members
– Bonobonoise Project (보노보노이즈 프로젝트 / Roll Sp!ke의 초석이 되었던 프로젝트)
   김승환, 남지웅, 박정원, 김호준
– Roll Sp!ke (롤스파이크)
   영상 : monoid, 도윤정, 김호준
   음악 : Cyrus9, Disco335, P.hASTA-la-viSTA, 김호준

롤스파이크라는 멋진 프로젝트명은 어떻게 탄생된 것인가요?

2009년 서울문화재단 다원예술 부문 젊은 예술가로 선정이 되면서 당시에는 ‘보노보이즈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는데, 후에 멤버교체가 생기면서 새로운 프로젝트 이름이 필요했어요. ‘롤스파이크’라는 이름은 어감이 좋아 선택했는데, 설치미술작가 “김인배”라는 친한 동생이 지어준 이름이에요. 제가 이 친구의 작업을 매우 좋아하거든요, 정말 좋아요! 게다가 저를 잘 아는 친구라서 저에게 잘 맞는 의견들을 제시해준 것 같습니다.

음악과 영상

지금은 해체되었지만 힙합과 락, 랩과 테크노의 조합을 선보였던 뮤지션 ‘퍼니 파우더’의 멤버이기도 했고, 락 매거진 ‘엘리펀트 슈’의 편집장으로도 활동중인 김호준이 10년 동안의 음악 활동을 바탕으로 하여 주도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롤스파이크’

롤스파이크의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는, 퍼니 파우더 때의 음악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잖아요.

일렉트로닉은 원래 좋아했어요.
그리고 퍼니 파우더 때부터 여러 장르를 섞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당시에도 힙합에 락을 더하기도 하고, 일렉트로닉적인 요소도 있었고…… 하이브리드적인 음악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롤스파이크의 음악에서도 제가 직접 기타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락적인 편곡을 더한다던가 하고 있습니다.

올해 롤스파이크로서는 첫 번째 싱글인 “New rocknroLL”를 발표하셨는데, 앞으로도 발매를 이어갈 예정이신가요?

첫 번째 싱글은 거의 가내수공업으로 작업을 해서 현재 롤스파이크 홈페이지에서만 구입이 가능해요. 아마 두 달 후 즈음, 지난 3년간의 작업물을 영상과 묶어서 미니 앨범으로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음악처럼 영상에 있어서도 원래 일가견이 있으셨던 건지요?

뮤직비디오를 너무 좋아해서요 (실제로 뮤직비디오 팀을 잠깐 만들기도 했고), 거기서 좀 더 독창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거죠.

음악과 영상, 그리고 ‘스모그’

뇌가 외부자극을 의식하는데 0.5초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시간적인 지연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뇌가 그 0.5초라는 시간 자체를 편집해 삭제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뇌가 삭제해 버리는 무의식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면, 전혀 다른 세상을 우리는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호준/작가노트)

“만약 그 0.5초와 같은 무의식의 정보를 사람들이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롤스파이크의 작품에서처럼 ‘점’도 ‘막대기’가 될 수 있고, 영화 ‘매트릭스’에서 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과도 같은 느낌. 그러한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재해석을 표현하고자 한 거죠.”

Roll Sp!ke – White Rabbit

처음 어떻게 ‘스모그’를 이용할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같이 작업했던 남지웅 감독 (크라잉넛의 ‘말달리자’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과 함께 고민하다가, 스모그라는 게 몽환적인 분위기의 매력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담배를 필 때도 연기가 없다면 과연 사람들이 필까…라고 의아해질 정도의 매력. 거기에 영상물을 투과하면 새로운 접근이 되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나게 기발하다거나 매력적이지는 않은 영상을 어떤 매개체를 통했을 때 비로소 그 매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 해 보았어요. 같은 영상인데 이 영상소스를 그냥 단지 흰 벽에 쏘고 보면 재미가 없거든요 사실. 그리고 또, 심플하게 얘기하자면 제가 ‘연기(스모그)’를 좋아해요!

수조에 담긴 스모그에 영상을 쏘아서 3D처럼 보이게 하는 원리라고 들었어요.
스모그가 영상을 입체적으로 확대시켜 준다는 것인가요?

그렇죠. 스모그가 2차원적인 영상을 3차원으로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영상에서는 ‘점’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스모그를 통하면서 ‘막대기’가 되는 효과를 부여하는 거죠. 작품을 맵핑이나 3D기술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적인 효과로 접근하는 거죠.

스모그를 이용한 다는 것은 왠지 섬세한 작업일 것 같아요.

스모그도 전시나 공연 현장에서 제가 직접 컨트롤 하거든요. 어떤 음악과 영상이 나오는 부분에 스모그가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조절을 하는 것이지요.

결국 영상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것이 공간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구상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군요.

아무리 예쁜 영상 소스라 해도 스모그에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저도 직접 해봐야 아는 거죠. 만들어진 영상을 스모그와 매치시켜 보고, 스모그가 담긴 수조의 앞과 옆, 위 등의 관람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효과를 시험해보고…… 그런데 그런 아날로그적인 접근 방식이 저에게 매우 잘 맞는 것 같아요.

국내외에 스모그를 작품에 활용한 다른 예들도 있는 편인가요?

많이 있어요.
2009년에 갤러리 Factory라는 곳에서 첫 전시를 했었는데, 그 곳을 운영하고 계신 홍보라씨께서 저에게 음악계에서 미디어 아트로 작업을 확장시키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해주셔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제가 전세계에 스모그로 작업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터인데 독창성에 있어서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더니 그 분이, ‘스모그를 이용한다’라는 팩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오리지널리티가 어떻게 표현되는 가’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해도 그 뮤지션의 감성에 따라 전혀 다르게 표현되고 해석되는 것과 같은 것이잖아요. 제가 어떤 다른 스모그 작업을 보고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 처음부터 연기(스모그)를 좋아했다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의식하게 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아 맞다! 그러한 갤러리 Factory에서의 첫 전시 “Half a second”에서는 관람객들이 무선 헤드폰을 쓰고 있는 것 같던데 말이죠?

네, 모든 전시의 컨셉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전시에서는 갤러리에 배경으로 엠비언트 음악을 깔아놓았어요. 손님들이 그 공간에 처음 도착하면 배경음악과 싱크가 맞지 않는 저의 영상들을 보다가 헤드폰을 착용하는 순간 음악과 영상 효과의 싱크가 딱 들어맞는 온전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거죠.
또, 무선 헤드폰을 쓰고 바깥으로 나와서 건물을 바라보면 갤러리 외부의 유리벽도 또 하나의 스크린이 되어 내부에서와는 다른 효과의 작품을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스모그에서부터 ‘물’과 ‘디스코볼’로의 확장

“롤스파이크의 가장 큰 작업 포인트는 스크린 자체를 만든다는 것이에요. 처음엔 아크릴 큐브 안에 ‘스모그’를 넣는 것으로 시작하여 수조에 담긴 ‘물’과 ‘디스코볼’이라는 다양한 스크린을 사용함으로 인해 같은 영상을 가지고도 공간이 재해석된다는 점이 재미있더라고요.
요즈음 맵핑(mapping) 같은 테크놀로지가 유행이잖아요. 그것이 치밀하게 짜여진 형태의 프로그램이라면 저의 작업은 반대로 랜덤한 효과를 창출해 낼 수가 있죠. 저는 그러한 방식을 이용하여 어떠한 재료를 놓고 아날로그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Roll Sp!ke – Higher

직접 전시를 본 적은 없어 너무 아쉽지만 영상으로 처음 접한 순간 굉장한 쇼크였어요. 공간에 흘러 퍼지는 그 빛들을 현장에서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을 그 관람객들이 너무 부러울 정도로! 저는 너무 신기해요. 세 가지 도구를 통한 작품 모두가.

상황에 따라서는 스모그와 물, 디스코볼 세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전시나 공연을 하게 되는데, 세 가지를 동시에 플레이 했던 전시가 저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어요.

우리들의 감상 포인트는 스크린이 되는 ‘매개체(스모그, 물, 디스코볼)’와 그것을 둘러싼 ‘공간’과 그 공간의 끝인 ‘벽’에 반영되는 영상을 모두 섭렵해 보는 것???

제가 영상 소스에 찍어놓은 점이 매개체를 통해 막대기가 되고 벽에는 더 큰 여러 개의 점으로 비춰지는 것으로 인해, 이 작은 점이 ‘공간’에 따라서 ‘또 무엇을 거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거잖아요. 그러한 점들로 미루어 볼 때,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의 본질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그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거죠.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작가의 의도가 어떻다 하더라도 그것을 관람하는 사람 나름대로 재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당시의 영상을 보면, 관람객들이 역시나 예술작품 감상하듯 서서 몰입하는 것 같아요.
저 같으면 미친 듯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볍게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작업물 자체가 전면에 보여지게 되고, 저는 뒤에서 무얼 하는지 관람객 입장에서는 모를 수도 있거든요. 그렇지만 라이브 클럽에서의 공연은 제가 중심에 서고 양쪽에 작업물을 설치하여 모습을 드러내고 관객들을 호응을 유도하는 제스쳐도 할 수 있어서 반응이 다르게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전시나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설치물들을 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네요?

맞아요, 그게 약간 딜레마에요.
처음엔 갤러리에서 시작을 한 프로젝트로 제안서를 제출하여 서울문화재단에서 선정이 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기 때문에 갤러리 전시용으로는 좋지만 공연장으로 접목시키기가 힘들어요. 지금도 접목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과정이에요. 홍대의 라이브 클럽에서 몇 번 선보인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구조물 설치 등 물리적인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새로운 방법과 작업을 구상하고 있고, 전시보다는 훨씬 더 라이브성이 강조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네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정리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미니 앨범의 발매와 스모그, 물, 디스코볼에 이은 새로은 개념의 스크린 작업. 그리고 전시를 넘어 활발한 공연으로도 풀어내기 위해 작업물의 셋팅을 라이브로 풀어내는 것에 대한 고민. 2012년에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작업해 나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방인의 다음 인터뷰로 추천해주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시다면?

설치미술작가 이지숙입니다.
웹진 엘리펀트 슈의 아트디렉터로 같이 일했고, 지금은 설치미술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의 작업도 재밌고, 의미가 있어 꼭 소개하고 싶네요.

Roll Sp!ke 홈페이지 : http://www.rollspike.com

#1. 영화, 퍼펙트 센스, …..

주의! : 이 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1

 

퍼펙트 센스 (Perfect Sense, 2011) 멜로/애정/로맨스 2011 .11 .24 개봉

89분 15세 관람가 (15세 관람가라니 관대하도다)

 

감독 데이빗 맥킨지(David MacKenzie) 배우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 마이클), 에바 그린(Eva Green : 수잔)

 

영화는 암전으로 끝난다. 뭐야?! 그래서 그래서!!! 구도자의 심정으로 차근차근 108계단을 오르다 갑자기 99에서 계단이 절벽으로 둔갑한 느낌이다. 숨이 벅차서 눈물이 날 지경인데, 108번째 계단을 딛는 후련함 대신, 나머지는 ‘니가 알아서’ 라는 오픈 엔딩이라니. 퇴근 직전 내일까지 모조리 번역해 오라고 영문 보고서 한더미를 던져주는 상사의 심술과도 같구나.

시크도 정도껏이라고 앙탈을 부리며 주위 관객을 둘러보니 다들 ‘빙고’를 외친 얼굴이다. 문득 외롭다.

 

 

전 인류의 감각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홍보 카피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에 매료되었던 나는 ‘감각이 사라지고 있다’ 는 문장만으로 이미 설렌다. 감각은 이성과 감정을 촉발하는 재료로 또 그 재료를 재구성하는 유일한 도구로서 ‘사랑‘이 시작되고 유지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아닌가. 감각이 없다면 사랑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11월 24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주 의외로 꽤나 많은 개봉관에 걸렸다. 이 정도면 곧 끝날 것 같은 다른 영화를 먼저 봐도 되겠다 라고 안심했는데, 개봉 둘째주를 넘어가며 삽시간에 스크린이 줄어버렸다. 이런, 영화가 형편없나? 밀고 들어온 다른 영화의 목록을 보니 연말연시 행사용.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그 다음주 드디어 단 한 곳에서만 상영. 급하게 달려간다. 감각과 사랑의 상관관계는 너무나 궁금하다.

 

인트로가 인상적이다. 흔들리는 영상과 감각의 단어들이 충돌하며 혼돈 속에도 명료한 메시지를 남긴다. 전염병 연구원인 수잔과 요리사 마이클은 둘 다 사랑에 상처받은 인물이다.  ‘수잔’ 은 불임이다. 사랑이 떠나간 이유도 그 때문이라 믿고 있고, 나쁜 남자만 골라서 만난다고 자학하는 그녀는 돌멩이를 던지는 걸로 분노를 달랜다. ‘마이클’ 은 병으로 죽은 전 애인을 서서히 잊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타인과 함께 잠들 수 없는 그는 매일 홀로 잠들고 눈뜬다. 인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 후 영화는 재빠르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사랑의 시작은 간단하다. 담배를 빌리고 첫눈에 반하고 가볍게 데이트를 하고, 그리고

첫 번째 감각이 사라진다. 후각.

극단적인 슬픔이 사람들을 덮친다. 수잔은 마이클이 해준 생선요리를 먹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오열하고, 수잔을 달래주던 마이클도 울기 시작한다. 세상 사람들은 애써 견디며 살던 상처를 떠올리고 슬픔을 토하고, 그리고 감각을 잃는다.

감각은 순차적으로 사라진다. 이성을 잃게 하는 허기와 함께 미각을 잃고 감당할 수 없는 분노를 쏟아낸 후 이제 듣지 못한다. (특히 꽃다발로 립스틱으로 날생선으로 허기를 채우는 인간들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한편 부럽다. 마치 목소리를 마녀에게 넘겨주고 왕자 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인어공주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 순간 만큼은 누구의 평가도 받지 않고 노골적으로 감정을 분출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운다고 달래지 않고, 화낸다고 혼내지 않는다.

 

후각-미각-청각의 순서대로 감각을 잃어가는 동안, 사랑은 진행중이다.

머릿결의 향기를 맡을 수 없어도, 데이트 요리의 맛을 못 느껴도, 그대가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사랑은 가능하다. 둘은 행복해 보인다. 적어도 청각을 잃는 과정에서 마이클이 수잔의 상처를 건드리기 전까지.

완전한 사랑에 불가결한 요소는 상처다. 찢고 찢겨져야 마침내 섞이고 달라 붙는다. 침묵 속에 살아가던 사람들은 급작스런 환희에 휩싸인다. 미움을 내려놓고 등을 두드리고 끌어 안는다. 마이클은 수잔에게, 수잔은 마이클에게 달려간다. 그들이 처음 만났던 수잔의 집 앞 골목에서 마이클은 수잔을 찾아 내고, 수잔은 마이클을 알아본다. 격정적인 환희와 함께 서로에게 다가가던 그들은 서서히 흐려지고, 마침내.

 

 

Love Is Touch, Touch Is Love 존 레넌이 그리고 마광수가 다시 한번 말한 사랑의 정의는 끝내 해갈되지 않았다. 만질 수 없다면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촉감부터 빼앗았다면 사랑이 시작되기나 했을까? 오감 중에 끝내 남겨둔 ‘촉감’ 이야말로 ‘Perfect Sense’ 란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었을까?

 

촉감은 미제로 남겨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럼으로써 영화는 완결된 이미지를 남긴다. ‘몽상가들’의 파격적인 노출로 각인되었던 에바 그린은 ‘수잔’을 납득할만한 인물로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이완 맥그리거는 나이와 매력을 정비례 함수로 만들고 있다. 데이빗 맥킨지 감독은 ‘멜로/애정/로맨스’ 카테고리의 승자로 기억될 것이다.

 

 

홍대 상상마당에서 상영중.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감각처럼. 단관 상영이다. 언제 급작스럽게 사라질지 모르니 서두르시길. 놓치긴 아까운 영화.

 

 

글 : 하루

편집 : Avant-in

 

 

 

사진, 영상, 음악 멀티 플레잉 엔터테이너 정재환 작가

혹시 괜찮으시면 음악 좀 틀어도 될까요?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스튜디오에서 이내 고개를 까닥이게 하는 댄서블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익숙한 듯 자신의 아이패드와 잭을 연결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는 그. 정갈하게 꾸며진 요리보다 패스트푸드가 좋다고 전해들은 이야기를 꺼내자 단 한번의 반박도 없이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에서 순간 의아했습니다. 솔직함일까요? 1분1초가 아까운 촬영의 현장. 누군가 조명을 잘못 가져와도 일단 한번 찍어본다는 그의 말을 듣자 의외의 상황과 예상치 못한 순간을 즐긴다는 그의 사진이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낯선이의 무릎에 올라타며 인사를 건네는 7개월 된 그의 강아지(하지만 견공 못지 않은 늠름한 자태를 가진)가 반겨주는 스튜디오에서 사진작가 정재환님을 만났습니다.


취재 및 글 : 이은경 (hoi01uk@naver.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정재환 작가

사진은 스튜디오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가요?
(현재 친구이기도 한 사진작가 강인기씨를 비롯, 친한 친구들과 함께 스튜디오 BONE을 운영하고 있다.)

영상학과를 전공했어요. 사진은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 프로필을 찍어주다가 일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어떤 작업을 해 왔는지 간단히 얘기해 주신다면요?

개인 portrait 작업을 제일 많이 했고요. 그 중에 배우 이민정씨도 있어요. 누나가 연기하기 전에 알게돼서 대학교 때 같이 작업을 했었어요. 어떤 목적이 필요한 프로필만이 아니라 전형적인 형식을 벗어난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온 경우도 있었고 주로 인물에 관한 사진을 다양하게 해 왔어요. 지금은 매거진 <Bling>, <Half & Half>, <Spectrum>을 꾸준히 하고 있고 최근에는 장우혁씨 음반 자켓 사진도 진행했어요.

작업하신 사진들을 보면 화려하고 화사한 색채감이 인상적이에요. 일러스트 등의 효과도 써서 팝아트적인 느낌도 드는데요. 전체적으로 율동감이 많이 느껴졌어요.

원래 칼라를 좋아해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리고 제가 영상을 전공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피사체가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보통 사진을 찍을 때 포즈를 취하고 찍고, 다시 포즈 바꿔서 찍고를 반복하는데 저는 모델에게 계속 움직이라고 얘기하죠.

Avant-in에서 인터뷰가 릴레이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처음에 강인기 씨가 추천해줬을 때 자신의 사진과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해줬어요. * 사진작가 강인기 인터뷰

네, 워낙 둘의 스타일이 달라서요. 인기는 피사체를 고정해놓고 프레임을 완성하는 방식이고 저는 계속 움직이면서 찍는 편이죠.

성격도 많이 다를 것 같아요. 한 예로 인기씨가 재환씨와 비교하면서 자신은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좋아하는 반면, 재환씨는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좋아한다고 얘기했었거든요. (웃음)

하하. 네, 맞아요. 저는 불편한걸 싫어해요. 귀찮은 것도 싫고요. 캐주얼한 느낌이 좋아요. 음식도 먹기 편한 것이 좋고요. 반대로 인기는 스튜디오도 음식도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좋아하죠. (웃음)

인터뷰 하면서도 두 사람의 스타일이 느껴지는데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어떻게 친구가 됐나 신기할 정도에요.

그래서 친구가 된 것 같아요.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죠. 보는 시각이 달라서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스튜디오에서 배경을 만들고 각자 사진을 찍어요. 그리고 나중에 둘의 사진을 보면 다른 배경에서 찍은 것 같아요. 같은 배경인데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이 나오거든요. 오히려 그래서 안 부딪치는 것 같아요. 각자의 영역이 확실히 있기 때문이죠. (웃음)

작업은 보통 어떻게 하는 진행하는지 궁금해요.

일단은 원하는 것을 물어보죠. 그런데 대부분 저와 작업하기 원하는 분들의 특성은 기존의 이미지나 제한된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의뢰가 많이 들어와요. 저 역시도 한정적인 것을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기존의 이미지 전체를 배제 하지는 않지만 왜 별로였는가에 대해 같이 얘기하고, 그러면 어떻게 작업해 갈 것인가에 대한 설정을 해나가죠.

주제에 대한 고민이나 분석을 많이 하는 편인가 봐요.

하나하나 뜯어보며 분석을 하진 않아요. 실제로 이미지를 붙여보거나 상상과 감성으로 느낌이 오는 직감을 믿는 편이죠. 너무 머리를 써야 된다면 그건 이미 아닌 것 같아요. 전 사진을 찍을 때도 배경을 미리 생각하지 않거든요. 물론 기본적인 것은 준비하지만, 괜찮을 것 같은 배경이다 싶으면 바로 찍고 어떤 색깔이 떠오르면 그 색을 반영해서 찍고요.

치밀하게 계획을 하거나 예정된 그대로 진행하지 않는 편이군요.

네. 저는 예측된 결과물을 별로 안 좋아해요. 머리속에 이미 예측 가능하면 작업을 하면서도 흥미가 떨어지거든요. 늘 현장에서 발견하는 의외성이 좋아요. 저나 다른 스탭, 모델들이 작업하면서 ‘이거 괜찮은데?’ 라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면 뿌듯하죠. 현장에서 오케이 컷이 나도 편집을 안 해요. 왜냐면 나중에 봤을 때 다른 사진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Neonethy – I’m wearing my vintage jacket from JDZ on Vimeo

실제로 촬영을 하거나 준비할 때도 다른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는 편이겠어요.

예를 들어 제가 특정 조명을 쓰기로 했는데 실수로 다른 조명이 와도 일단 찍어봐요. 그런데 괜찮은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어요. 사람의 얼굴은 모두 다르거든요. 예전에 사용한 최적의 설정을 이번에도 적용한다고 해서 최고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아요. 이런 돌발적인 상황이 재미있어요. 항상 예상대로는 못하잖아요. 새로운 각도로 보려고 노력하죠.

작업하나를 하더라도 굉장히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서 모든 것이 제대로 준비되어야만 하는 아티스트도 많은데 실제 성격의 반영인가요? 굉장히 낙천적이고 변화를 즐기는 것 같아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예상을 빗나가는 의외의 결과를 좋아해요. 그래서 항상 평면적인 아이디어에서 한가지를 꼭 비틀고 싶은 심리가 있어요. 실제 성격은 낙천적이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는데 다혈질이고 변덕도 심하고 그래요. (웃음)

그런 의외성을 추구하며 가장 재미있게 작업한 경험이 있을까요?

음.. 저는 어쨌든 재미가 없거나 흥미가 느껴지지 않으면 끝까지 바꾸거든요. 배경을 바꾸던가, 소품이나 의상을 바꾸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마음에 들지 않은 요소가 바뀌고 나면 어쨌든 저한테는 마음에 드니까요. 결과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도 그냥 작업한적은 없어요. 그런데 그건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잖아요. 그 간극 속에서 요즘 고민이 많아요. 또 제 색깔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남들이 저의 색깔이라고 얘기해 주는 것이 다르고, 제가 하고 싶은 것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도 있고, 둘 중 뭐가 더 좋은 것에 대한 고민도 있죠. 이 일을 그래도 꾸준히 해오면서 느끼게 되는 갈등인 것 같아요.

온전한 작가 정재환으로서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궁금해요.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은데.. (웃음) 제가 음악 만드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취미로 만드는 정도지만 음악을 워낙 좋아해요. 저는 사진을 찍던, 음악을 듣던 감성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사진을 찍을 때도 주제에 맞는 음악을 꼭 틀어야 해요. 그래야 모델도 그 감성으로 움직일 수 있고 저도 사진을 찍을 때 감성에 빠지면서 연출이 가능하고요. 사진작가도 어떤 부분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하는 내내 스튜디오에는 그가 선곡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제 홈페이지를 볼 때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놨을 때 제 사진과 어울려야 해요. (웃음)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전시를 하게 된다면 음악과 사진이 어우러지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어떤 음악 좋아하나요?

뉴디스코계열 좋아하고요. 일렉트로닉이나 인디밴드 음악도 좋아해요. Cut Copy나 Holy Ghost!, Blood Orange 많이 듣고요. LCD Soundsystem은 언제나 좋고. Miami Horror, Siriusmo도 좋아해요. (얘기하며 그는 자신의 아이패드에 있는 음악들을 성의 있게 고르며 보여주기를 반복했다.)

음악을 듣거나 만드는 경험이 사진을 찍을 때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네. 음악을 만들면서 사진에 대해 많이 배워요. 제 생각에 사람들은 시각적인 요소에 더 관대한 것 같아요. 음악은 좀더 개개인의 취향이 분명하고 듣기 싫은 음악은 정말 듣기 싫잖아요. 사진 같은 경우는 사진이 별로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모델이 있고, 좋아하는 옷이 있으면 괜찮게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음악은 보컬이나 리듬 중 하나만 좋다고 해서 골라 들을 수 있지는 않잖아요. 리듬, 멜로디 중 하나만 어긋나거나 안 어울리면 훌륭한 곡이 될 수 없으니까요. 거기서 조화라는 것을 배웠어요. 신기하게도 그 조합을 잘 찾아내면 정말 좋은 음악이 탄생해요. 그래서 나중에는 형태도 없는 음악이 세계를 돌아다니잖아요. 그게 정말 큰 매력 같아요. 그러면서 사진을 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어요. 사진에서도 조화를 찾기 시작했죠. 심플하지만 어울리는 것. 화보든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든 그 자체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말은 굳이 전문성이나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네. 제 생각에 지금 사회는 다양함의 추구도 늘어나고 기술도 발달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 같아요. 어떤 원리로 자신을 표현하는가?가 중요하지 그 틀이나 형식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사진작가가 사진도 찍고 일러스트를 그릴수도 있잖아요. 두 작품을 볼 때 한 창작자의 느낌, 호흡이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지 표현의 도구는 도구일 뿐이죠. 거기서 느껴지는 일관성이나 원리를 발견하는 것이 재미죠. 이제 사람들도 블로그나 SNS가 발달하면서 대단한 화보나 광고가 아니라 일반적인 일상의 순간이라도 느낌 있게 포착 할 수 있다면 거기에 더 열광하는 것 같아요. 미니멀한 요소만 가지고도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겠죠.

여태까지 완성된 곡은 몇 곡 정도 있는 건가요?

아직은 2~3곡 정도에요. 최근 작업한 질 스튜어트(Jill Stuart) 광고에 삽입된 음악도 직접 작업했어요. 그런데 아직은 공부하는 단계라 꾸준히 배우고 시도해 보고 싶어요.

(질 스튜어트 광고 영상)

인터뷰하며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감성은 무엇인가요?

감성 자체를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하잖아요. 제게 감성을 느낀다는 것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소통하느냐? 한 마음, 하나의 느낌으로 했는가?인 것 같아요.
어떤 사진을 보면 ‘다같이 하나의 감성을 표현했구나’가 느껴져요. 반면에 다른 사진을 보면 스탭 간에 의견 충돌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단 다른 생각을 하면 감성이 다른 것이니까요.
한편으로 다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뜻밖의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건 서로의 감성을 존중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고요. 그걸 콜라보레이션이라 부를 수 있겠죠.

어떤 사직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딱히 저 자신을 사진작가라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추구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하고 싶어요. 사람들과 모여서 같은 감성을 표현한다면 그게 뭐가 됐든 중요치 않아요. 사진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그럼 10년 후에는 뮤지션으로 만날 수도 있겠어요. (웃음)

표현방법은 정말 많으니까 굳이 한정을 지을 필요는 없겠죠? (웃음)

본인의 이름을 ‘JDZ’로 표기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본명인 정재환과도 뚜렷한 연관성은 없어보이는데…

이것도 처음에는 고민했어요. 대부분 사진작가들은 본명 그대로 사용하거든요. 어렸을 때 만들었는데 계속 쓰게 되네요. 뜻은 비밀이에요. (웃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스튜디오를 연지 4년이 됐어요. 그런데 다들 바빠지면서 우리 작업을 할 시간이 없었는데 처음에 스튜디오 시작한 목적에 맞게 친구들끼리 같이 하는 작업을 많이 하려고요. 자체적으로 내년에는 우리 같이 전시도 할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Avant-in 에 추천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매거진 <Spectrum> 편집인이자 저널리스트인 홍석우씨를 추천합니다. 또 한 명은 일러스트 작가이자 저랑 화보 작업을 같이 하고 있는 ‘rapbong’이라는 친구인데요. 같이 작업했을 때, 제3자의 눈으로 사진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요.

정재환 홈페이지 : http://www.jdzcity.com

#0. Ashes Of Time 연재를 시작하며…

 

Ashes Of Time

 

연재를 시작하며.

 

농담처럼 시작된 이 글은 이제 [Ashes Of Time] 라는 상자 안에 순차적으로 들어 앉게 됩니다.

 

§ Ashes  : A 한 She 여자와 he 남자 ‘s 의 이야기일수도.

§ Of : 닮거나 닮지 않은 두 가지를 엮는 고리일수도.

§ Time : 그리고 시간이 지켜본 I 나와 Me 나의 은밀한 교감 일수도.

 

[Ashes Of Time] 은 시간이 남긴 재를 뒤적거리는 마음으로 쓰려 합니다. 단지 쓰레기에 불과한 것일지 모르나, 사실 그 안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작은 불씨도 있고 또 무엇이 태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단서들도 남아 있겠지요. 늘상 그 잿더미 안에 앉아 부비적거리는 걸로 소일하는, 미련 많은 이가 쓰는 글이니 진취적일 리 없습니다.

운이 좋은 날엔 꽤 그럴싸한 것을 찾겠고, 또 그저 그렇고 그런 날엔 먼지만 그득 묻힐지도 모르겠습니다.

 

 

Ashes Of Time 은 왕가위의 1995년작 ‘동사서독’ 의 영제이기도 합니다.

첫 이야기는 영화로 시작합니다.

 

다음주 목요일부터.

 

 

 

 

About Me

 

아직 ‘나’를 소개할 단어를 고르지 못했습니다. 단어가 떠오르든 용기가 나든, 객기부터 치고 올라오든 그 때 불쑥 인사 드릴께요. 가능한 싱거운 방식으로.

 

 

 

CITY WITHIN THE CITY

 

어디에선가 ‘밟아 본 땅의 넓이만큼 생각의 깊이가 깊어진다’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어요.

그 한 문장이 제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라고 까지 한다면 새빨간 거짓말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아닌 전혀 새로운 도시에서 살아 보고 싶은 욕망이 ‘욕망’에 그치지 않고 ‘욕심’으로 변하게 만들어 준 소중한 문장입니다.

‘도시의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이 나의 과거나 미래보다 중요하게 여겨졌기에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늘 준비하고 현실과 절충하기를 반복해 오던 저는, 그래서인지 수많은 전시 중에서도 <CITY WITHIN THE CITY>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들어 사전 정보 없이 전시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정말로 단지 ‘CITY’라는 단어가 좋아서 말이죠.
이 전시는 우리에게 주어진 ‘도시’라는 환경과 정신 없이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겨나는 시대적 배경, 가치관의 변화, 생성과 소멸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들을 예술적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접근방식에 있어서는 앞서 나열된 단어들처럼 거창한 것이 아닌, 친근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취재 및 글 : 김근혜 / kunedesu@naver.com
사진 : 김근혜 / kunedesu@naver.com
편집 : Avant-in

아트선재센터 1층에 들어서니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개방된 공간에 아티스트의 작업을 개입시킨 ‘라운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이는 해마다 한 번씩 바뀌는 프로젝트로, 이번 2011년에는 듀오 아티스트 ‘김나영+그레고리 마스’의 <파워 마스터스>라는 작품의 다채로운 오브제들이 천장에 설치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독립 출판하는 책들과 인디 매거진, 각종 예술 관련 서적과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세요!

그럼, 본격적으로 <CITY WITHIN THE CITY>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몇 가지에 대한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2층 전시실의 입구에서부터 <전후 서울의 궤적>이라는 지면과 사진을 통해, 6.25 전쟁 이후 ‘서울’은 급속한 경제개발과 근대화에 따라 어떠한 도시구조의 변화를 겪어왔는지 한 눈에 훑어볼 수 있습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매시 정각엔 도슨트(안내인)에게 전시 전체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투어가 있어, 마침 타이밍이 좋았던 저는 입구부터 강남과 한강 중심으로의 개발축 이동이나, 도시개발을 위해 계획 설계된 ‘세운상가’가 결국 또 다른 도시개발인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인해 철거되는 아이러니한 순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서울’의 변화해온 행적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 오게 되어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어요. 그들은 한국 여행이 처음은 아니었고, 함께 무얼 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던 저에게 오히려 “신촌에 내가 아는 부대찌개집에서 저녁을 먹고, 압구정에 과일스무디와 막걸리를 섞어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던데 거기 어때?”라고 제안해 주더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날 ‘동대문운동장’역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는지도, 청계천에서는 ‘서울 등축제’가 열리고 있는지도, 그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본의 아니게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서울 구경을 받은 셈이죠. 부끄럽네요.

여러 도시를 동경하고 또 여행해 왔지만, 앞으로는 내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이 도시 – ‘서울’의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하겠어요.

금천구 시흥동의 ‘남서울 무지개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남서울 무지개>는 집집마다 같은 크기와 모양의 ‘거실’이라는 같은 공간을 같은 구도에서 촬영하여 아파트의 단면을 보는 듯한 배열로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사진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할머니 한 분이 홀로 앉아있는 세대부터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까지 가족의 구성원도, 벽지의 색깔도, 가구의 배치도 각양각색인 이웃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사는 복합적인 도시에서 예술 작업이 하나의 소통의 수단으로 작동함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구성원의 인원수와 상관없이 배치된 물건들을 빼곡히 거실 한 가득 채워 넣거나 혹은 비워놓은 공간적인 감각을 통해 ‘도시’의 구성원인 ‘개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집’이라는 공간과 관련된 또 하나의 작품으로 말레이시아 작가의 <마이 싸이> 연작이 있었어요. 한국을 좋아한다는 이 작가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미니룸’을 통해 가상의 공간과 실제 삶의 공간과의 대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실제로 싸이월드 미니룸과 현실의 방을 놀라울 만큼 똑 같은 소품과 구조로 꾸며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 본 결과 미니룸과 실제의 방이 같다! 라는 현실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미니룸 =보여지는 공적인 공간’과 ‘현실의 방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라는 갭은 어쩌면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2층 전시실에 유일하게 움직이는 조형물이 난데없이 걸려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상영 중인 영상과 함께 <회전 운동>과 <안무1>이라는 뉴질랜드 작가의 작품이었고요, 무려 국가대표 체조선수였던 그녀는 우리를 둘러싼 공간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에 부여되는 의미, 그리고 한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천장의 원심(도시의 틀)이 같은 패턴으로 돌고 있고, 거기에 세로로 매달린 길다란 각목(도시의 구성원)의 움직임은 주유소 앞 풍선인형이 춤을 추듯 자유롭게 반응합니다. 즉, 늘 ‘도시의 틀’의 일정한 통제를 받지만 그 ‘구성원’인 사람들은 일탈을 꿈꾸고 또 시도합니다. 이와 같은 주제를 바로 옆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독일의 베를린 광장에서 난데없이 복싱을 하는 두 남자와 심판(작가)가 뒤얽히는 이 내용도 결국 도시 한복판에서 흔한 ‘일상’이 아닌 ‘일탈’을 표현하는 행위라 보여집니다.

 

이 움직이는 각목의 정체는 무엇인지, 또 영상 속의 저들은 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도슨트 투어로 풍요로운 설명을 함께 들으며 관람하니 그거 참 개운~허네요.

3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여러 영상 작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강이라는 같은 배경으로 세 가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채택된 불일치>는 도시 개발에 내재된 속도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유람을 하며 한강의 무자비한 개발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서울에 더 이상 데이트할 장소가 없다고 외치는 남자와 여자도 등장합니다.

2층 전시실의 입구에서 접했던 <전후 서울의 궤적>에서도 언급된 적 있는, 급속화된 도시개발상에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군요.

 

그 밖에도 외국인이 바라본 우리나라 ‘대부도’의 가속화된 도시 계획으로 인한 폭력적인 변화를 담은 영상과 일지들, 멕시코 출신의 작가가 황무지에 가까운 멕시코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기록한 삶과 지역의 상황을 통해 풀어나가는 예술적 활동의 흔적 등……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17팀의 작가, 그들의 개인적이고 서사적인 도시의 사진과 영상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예술적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변형되고 발전하는 도시’, ‘소멸되고 위태로운 도시’, ‘나와 우리와 도시’, ‘생활과 환경과 도시’에 대해 처음으로(!) 고찰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도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우리’ – 힘을 모아 아름다운 세상 함께 만들어가요! 

지구는 둥그니깐뇨. 하하하

 

 

 

 

* “CITY WITHIN THE CITY”

장소: 아트선재센터 www.artsonje.org/asc/

기간: 2011/11/12~2012/01/15 (11:00~19:00, 월요일 휴관)

도슨트 전시투어 : 2, 3, 4, 5pm

입장: 3,000원

 

 

**** 본 전시는 촬영이 금지된 관계로 현장에서 구입한 책자의 사진이 소개되었습니다 ****
**** 본의 아니게 책자의 사진을 사용하였지만, 만일 안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만.. 그러지는 말아 주세요… ㅜㅜ **** 

 

 

문외한의 문화탐방기 ‘칼 라거펠트 사진전’

언젠가 라디오에서 듣게 된 사연입니다. 고민 상담을 해주는 코너였는데 진로에 관한 내용이었죠.

“전 영화와 음악, 여행을 좋아해요. 라디오 PD가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취업을 위한 준비보다는 문화생활을 많이 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카운슬러의 답을 듣는 순간, 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 친구가 조금 비현실적인 것 같은데요. 영화와 음악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취미 칸에 항상 쓰는 것이 영화, 음악감상, 여행, 사진 이런 것 아닌가요? 그건 특별한 자신만의 능력이 될 수 없어요.”(이하 생략)

네. 전 그 동안 영화 보고 음악을 들으며 스스로를 고고한 취향과 감각으로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동경하는 자라 여기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그런데 이 말을 듣고는 뒤통수를 시원하게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게도 생소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미술, 전시입니다. 음악은 참 좋아하지만 미술이나 패션, 전시는 뭔가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졌죠. 이런 제가 이번에 패션+사진+디자인이 결합된 전시에 다녀왔다니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패션의 거장 샤넬과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하고 있는 칼 라거펠트의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샤넬? 사진전? 디자이너? 이름만 들었을 때는 마치 모델 장윤주처럼 일명 ‘하이패션’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값비싼 데세랄(DSLR)를 하나씩 걸치고 모든 것을 알고 감동하는 인파 속에 저 혼자 밋밋한 모양으로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모습이 상상됐어요.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왜냐? 바로 저 같은 분들을 위해서! 고고함은 내려놓고 겸손한(?)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래도 문외한의 감상이 흥미로운 것은, ‘모르기 때문에 더 솔직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취재 및 글 : 이은경 (hoi01uk@naver.com)
사진
: 이은경 (hoi01uk@naver.com)
편집
: Avant-in


 

칼 라거펠트 사진전
WORK IN PROGRESS – Karl Lagerfeld photography exhibition

28년간 샤넬의 수장, 50여 년간 펜디의 수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세계 패션계의 살아 있는 신화

국내에서 ‘샤넬 수석 디자이너’로 알려진 칼 라거펠트는 1938년 독일에서 태어나 우리 나이로 올해 74세가 된 ‘노장’이지만 여전히 시대를 앞서 가는 감성으로 패션의 첨단을 선도하는 자타공인 ‘패션계의 살아있는 신화’라 불립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패션 디자이너’로만 인식되어 있지만 그는 전문 사진가로서의 명성 또한 대단하다고 해요. 다른 사진작가가 찍은 자신의 작품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본격적으로 직접 사진을 찍기 시작한 라거펠트는 패션은 물론 인물, 누드, 정물, 건축 등 다양한 장르를 많은 사진을 남겼습니다. 전시 타이틀 ‘Work in Progress’는 ‘모든 작업은 진행형이며 발전해야 한다’는 라거펠트의 작업 모토를 반영하여 결정되었다고 하네요.

전시관 내부의 모습입니다. 높은 벽 가득히 칼 라거펠트의 작품이 보입니다. 제일먼저 샤넬 콤팩트를 들고 있는 사진이 눈에 띄네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게다가 커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곳에는 커플이 넘쳐난다.’ 물론 제가 한 말이구요.

위 사진이 모두 즉석사진기에서 촬영된 것이라니 놀랍지 않으세요? 지하철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가 아닌 제3자의 얼굴이 찍혀 나온다는 그 사진기 말입니다. 단, 라거펠트는 자신만의 기술을 더해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고 해요. 1층에는 사진기가 전시되어 있고 직접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답니다. 이름도 귀여운 ‘코코마통’이라고 해요. 여러분들도 가셔서 꼭 찍어보세요!

코코마통(Cocomaton)

(코코마통에서 찍은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모델이 칼 라거펠트입니다.)

 

주요 작품은 2층과 3층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 오른쪽에 보이는 첫 그림은 라거펠트의 첫 번째 남성 뮤즈 브레드 크로닉(Brad Kroenig)의 사진입니다.

20대 초반에 라거펠트를 만나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시장에서 그의 다양한 사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팝아트처럼 보이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배우 ‘장쯔이’입니다.

전 이 사진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음영을 반전시켜 옷의 디테일과 실루엣, 정교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옷의 질감과 재질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이러한 효과를 주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드러내는 그의 표현력에 놀랐습니다.

이 사진은 전시되기 2주전에 만들어진 가장 최근의 작품이라고 해요..
무려 아이패드로 촬영됐다고 합니다. 폴라로이드, 즉석사진기, 아이패드까지 도구와 기술의 사용범위는 그의 연륜과 나이를 고려해볼 때 감탄할 수밖에 없더군요. 언제든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것을 보니 ‘창의력의 거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Cocomaton)

라거펠트는 즉석 사진기를 샤넬 컬렉션 캠페인의 주요 소재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 두 장) 촬영이 끝난 후에는 모델들이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는데요. (아래 사진 두 장) 전문적이지 않은 일상의 도구를 정교함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패션 컬렉션에 사용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샤넬의 패션화보 사진입니다. 눈 덮인 호숫가와 검은 옷의 대비가 눈에 띄네요. 개인적으로는 겨울의 배경과 인물의 표정에서 쓸쓸함이 느껴졌어요.

같은 배경에서의 이 사진은 총6개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6개의 사진은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고 해요. 라거펠트는 매 시즌 컬렉션 캠페인에 일정한 스토리라인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3장의 사진을 보고 나머지 사진의 모습도 연상해 보세요.

(Beauty of Violence)

 

위 사진은 ‘Beauty of Violence’ 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미와 폭력, 평화라는 개념을 연구하기 위해 진행된 작업이라고 합니다. 칼 라거펠트의 대표적 뮤즈인 모델 밥티스트 지아비코니(Baptiste Giabiconi)가 퍼포밍을 하고 라거펠트가 촬영을 했습니다. 영상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해요.

 

3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라거펠트의 인터뷰 영상 및 그의 어록을 프린팅한 공간이 있습니다.

“패션은 옷 그 자체로서 현실과 소통하기 위해 탄생한 언어이다.”, “나는 그 누구로부터 배워본 적이 없다. 오직 나의 실수로부터 배울 뿐이다.” 오랫동안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온 그의 철학과 신념이 묻어나는 글귀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어요. 역시 인생의 내공은 결코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3층은 2층과 달리 사진작가로서 칼 라거펠트의 개인 작업과 예술성 짙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라거펠트는 자신이 애정하는 모델과 오랜 기간 꾸준하게 작업하는 것을 선호 했다고 해요. 지금 보시는 사진이 동일 인물이라면 믿겨지시나요? 2층 전시에도 있었던 브레드 크로닉(Brad Kroenig)의 모습입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라거펠트와 작업하며 모델로서 그의 변화와 성장은 물론 라거펠트의 애정도 엿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Designed by man and nature)

파리의 에펠탑과 나무이미지를 대조해서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흑백의 대비, 직선의 모습이 강한 에펠탑에 비해 나무의 부드러운 음영과 곡선의 대비가 흥미롭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창조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

컬렉션 촬영을 위해 뉴욕에 갔을 때 패션화보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습, 도시의 건물 등을 촬영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 공사 현장을 찍은 사진이라고 해요.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신기하기도 하고 건물이 아닌 전혀 다른 사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4층에서는 그가 직접 제작한 필름과 영상도 만나볼 수 있어요. 실제 칼 라거펠트는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요코오노와의 작업, Beauty of Violence의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상영 시간은 꼭 확인하고 가세요!

전시관 안에는 단순히 관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코코마통 체험, 영화감상, 가방, 캘린더, 핀버튼의 MD를 구입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어요.
그리고 한가지 TIP!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하면 관람료의 60%를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참고하세요!

칼 라거펠트의 작품은 실로 오묘한 재치와 익살을 머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한 아티스트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수없이 거쳤을 실험정신, 고뇌가 동시에 느껴졌어요. 작품의 스펙트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자신의 작품을 효과적으로, 의도하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깊고 진한 여운이 감돕니다. 그러다가 문득 “예술은 무엇인가?” 라는 심오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샤넬, 펜디 등의 명품을 디자인하는 것과 예술은 어쩐지 멀게 느껴졌거든요. 상업성을 완전히 배제해야 예술인가? 경계가 불분명한 우문이지만 또 이따금씩 그런 질문이 드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늘 그 경계를 오가며 소비하고 때로는 감탄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대답 역시 저만의 궁금증으로 남겨놓았습니다. 사진에 문외한이라고 해서 망설일 필요는 없어요. 친절한 큐레이터 분의 설명과 그마저도 시간이 안 맞는다면 QR코드로 작품의 배경설명을 들을 수 있답니다. 고즈넉한 삼청동, 경복궁을 따라 잔잔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 들려보세요. 전시는 2012년 3월 18일 까지 이어집니다. 🙂

 

 

기간 : 2011.10.13(목) ~ 2012.03.18(일)
작가 : 칼 라거펠트
장소 : 대림미술관
문의처 : 02.720.0665
홈페이지 : www.daelimmuseum.org

 

 

김병호 영상설치전 “A SYSTEM”

우리,
오늘만큼은 정독 도서관 가는 길목에서
국가대표급 훈훈한 오빠들이 맞아주는 ‘국대 떡볶이’와
요즘 분식계의 트랜드 ‘죠스 떡볶이’의 유혹을 물리치고
‘아라리오 갤러리’로 입장하기로 해요.

사운드 조각 설치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병호’ 작가님의 개인전 <A SYSTEM>을 보기 위해서지요.

 

취재 및 글 : 김근혜 / kunedesu@naver.com
사진 과 영상 : 김근혜 / kunedesu@naver.com
편집 : Avant-in

 

항상 아라리오 갤러리에서는 좋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Irreversible Damage>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실로폰 소리 같기도, 새의 지저귐 같기도 한 작은 소리들이 공간을 희미하게 메우고 있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알루미늄이나 철 등 금속 소재를 사용한 조각에 작가가 고안한 회로를 삽입하여 짧은 단파음이나 기계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를 발생시키는 원리라고 합니다. 신기하네요. 전 문과거든요.

 

바람에 흩날리는 유약한 민들레 씨를 연상시키는 이 아름다운 은빛 작품의 타이틀은 <Soft Crash>입니다. 공작새가 기깔나게 펼쳐 보인 날개 모양 같기도 한 형체와 규모에 압도당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제 앞엔 한 커플이 조용한 걸음으로 작품에 다가가며 그 여린 소리들에 귀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이 소리들은 작품마다 미묘하게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고, 작품에 다가가고 또 멀어짐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A Memory of the Rule>라는 작품은 앞서 만나본 <Soft Crash>의 둥근 끝 모양과는 달리 날카로운 모양을 한 채 사운드를 한껏 뿜어내고 있군요.

 

무심한 데스크언니 이외에 아무도 없는 2층에 들어서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아, 하는 작은 탄식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왔습니다. 작품 명은 <Radial Eruption>

아름답고 섬세한 관악기를 연상시키는 모형들이 모여 하나의 꽃을 피워내는군요.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의 길이와 모양이 그 아름다움을 더욱 섬세하게 확장시켜 줍니다.

 

유형의 조각과 무형의 사운드의 결합을 통해 ‘공간’과 ‘빛’과 ‘소리’의 조화가 극에 달하는 정점을 맛 본 신비로운 경험이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김병호 작가의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살펴보니 무한한 새로움이 펼쳐지더군요. 전시된 것 이외의 작품들과 설치 당시 모습들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적이고, 사운드 퍼포먼스 동영상은 신세계의 발견이었습니다. 넓고 깊은 예술의 세계는 정말 끝이 없네요.

 

 

* 김병호 영상설치전 “A SYSTEM”

장소: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 www.ararioseoul.com

기간: 2011/11/10~12/18 (10:00~17:00, 월요일 휴관)

입장: 무료

 

* 김병호 작가 홈페이지 : http://www.bitpaste.com/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디자이너 ‘정순구’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볼 수도 있고, 일을 함께 해보면 성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요. 그 중에서 비록 간접적일 수는 있으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떤 이가 만들어낸 글, 그림, 일상의 창작물을 통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한 여운이 느껴지는 정순구 님의 작품은 잔잔한 감동과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환경과 생태학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디자인을 시작했다는 그. 단순하게 던진 질문에 오히려 깊이 고민해야했던 대답에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어요.

직접 만든 모빌 작품을 선물로 건네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정순구 님을 아방인(www.avant-in.com)에서 만났습니다.


취재 및 글 : 이은경 / hoi01uk@naver.com
편집 : Avant-in
작품 제공 : 정순구 작가

원래는 환경 정책을 전공하다 나중에 디자인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실 그 전에 전공 하나가 더 있어요. 전자공학을 배우다 전공을 바꿔서 환경 정책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대학원을 그린디자인을 공부했죠.

사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전공을 살리기 보다는 취미로 시작하거나 우연한 기회에 작가로 활동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진로를 변경하여 특별히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답답해서요. 원래는 환경적, 생태학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외국에는 생태학자나 환경학자들이 국가나 재단 등을 통해 지원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는데 국내는 거의 전무하거든요. 같이 공부한 친구들 중에 생태학 박사가 많은데 ‘너희들은 그렇게 계속 연구하고 공부해라. 나는 너희를 지원해줄 수 있는 뭔가를 만들겠다.’ 해서 디자인을 시작했죠. 그런데 디자이너도 답답해요.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요.(웃음) 그러다가 뭔가 또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다 지금 몇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프로젝트인지 소개 해 주세요.

예전에 시도했던 것은 합정에 있는 카페 <엔트러사이트> 내에 있는 갤러리 <MOIN>을 만든거예요. (‘엔트러사이트’는 이전에 공장이었던 공간을 재사용하여 카페로 개조했다.) 카페를 시작하기 전에 카페 사장님과 공간을 둘러보고 괜찮다 싶어 저와 몇몇 친구들이 인테리어를 해주고 밑의 공간을 우리가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어요. 갤러리 식으로 꾸며 보겠다고 했죠. 그 갤러리가 <MOIN>이에요. 거기서 마지막에 했던 전시가 “FROM PALLET”였어요. 주변에 버려진 팔레트를 가지고 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였죠. 만들고 마지막으로 파티를 했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여러 상황 상 중단이 됐어요. 그런데 그게 소문이 나서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오고, 최근에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2011 공예트렌드페어’에 “Hello Opacity”라는 프로젝트로 참여하게 될 것 같아요.

요즘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카페 등의 공간에 전시를 하고 있어요. (이때 그의 가방에서 모빌 패키지를 꺼내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트리 모빌인데, 트리가 아니라 실은 구상나무에요. 주로 크리스마스트리로 이용되는 나무죠. 또 이것은 루돌프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고라니고요.
‘이것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다. 구상나무다. 이것은 루돌프가 아니다. 고라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원래 크리스마스트리는 1800년대 조선시대에 유럽학자들이 구상나무 종자를 가지고 가면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했죠. 고라니도 루돌프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많이 살고 있는 동물이고요. 겉에서 보면 크리스마스 장식일 수 있지만 좀 더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보고 메시지를 발견하겠죠. 그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쉽지는 않네요.

정순구 작가의 모빌은 ‘이것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다. 구상나무다. 이것은 루돌프가 아니다. 고라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원래 크리스마스트리는 1800년대 조선시대에 유럽학자들이 구상나무 종자를 가지고 가면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했다고 한다. 고라니 또한 루돌프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많이 살고 있는 동물이다. 겉에서 보면 크리스마스 장식일 수 있지만 좀 더 관심 있게 찾아보고 메시지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품이 디자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메시지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가구, 공간 안의 콘텐츠, 메시지, 심지어 가게의 메뉴까지 공간 전체를 디렉팅 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홍대에 위치한 <제너럴닥터> 카페의 가구도 직접 만드신 것이라 들었어요. <제너럴닥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건가요?

‘공공마켓’이라는 워크샵을 하게 됐는데 거기서 만났어요. 그때가 <제너럴닥터> 막 시작할 때 즈음이었고 S자형 테이블을 같이 만들었죠. <제너럴닥터>의 팝업 명함도 만들었어요.

홍대에 위치한 <제너럴닥터> 는 독특하면서 포근한 분위기의 가구와
귀여운 고양이들로 홍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끼는 공간 중 하나이다.
작품을 보면 ‘부엉이 USB’나 모빌, 팝업 명함, 가구 등 제품화가 가능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디자인에 반전을 준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실제 양산도 해봤어요. 그런데 경제논리로 안 맞더라고요. (웃음)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디자인제품에 대한 시장형성이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concept : 쇠부엉이, 손안에 잡히는 자연(촉감)
material : wood
size : 2 x 6cm
concept : 고양이와 공
material : 친환경종이(일본) 짜투리
size : 5 x 9cm, 10 x 15cm

명함 시리즈로 디자인 된 팝업으로
일본 전시에 엽서 사이즈로 제작 예정이다.

유독 ‘새’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더라고요. ‘새’를 테마로 한 연속성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대학 때 동아리를 했는데 ‘새’를 보러 다녔어요. ‘새’를 관찰하고 사진 찍고 그런 것들이 디자인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엇이든 관심이 생기면 관찰하게 되고 그래서 관계를 맺게 되잖아요. ‘새’는 제가 자연에서 처음 봤던 친구라고 할 수 있죠. 오랫동안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하고 고양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저는 그게 ‘새’인거죠.

전공답게 작품을 보면 자연을 주제로 하거나 재료 역시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하는 모든 일에 환경적인 요소들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겠죠. 재료나 디자인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하죠. 단순한 대량생산이 아니라 홈 메이드로 제작을 한다든가, 작업의 방식에 있어서도 고민을 하죠.

특별히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걸까요? 표현방법도 주로 모빌이나 팝업 형태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떤 맥락에서 선택하게 됐는지도 궁금해요.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재료보다는 종이나 나무를 주로 쓰고요. 몸에 해롭지 않은 것, 많이 가공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려고 하죠. 모빌과 팝업은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에너지가 적게 들어가고 가공하기 쉬워요. 메시지의 전달력도 높은 편이고요.

그렇다면 작품을 구상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메시지’인가요?

음… 존재? 내가, 이 세상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현재 진행하고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2개 있어요. 하나는 ‘I LOST MY FLYWAY, SO I’M HERE’인데 새만금간척사업 때문에 사라져가는 도요물떼새를 기억하고 기리는 프로젝트에요. 갈 길을 잃은, 어디서 휴식을 취해야 할 지 모르는 새들을 표현한 팝업의 일환인데, 제가 그것을 들고 전 세계에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모으고 있어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나는 여기에 있다.’를 표현하려 했죠.
또 하나는 ‘PROJECT A SHADOW’인데 이건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concept : 사라져가는 도요물떼새, 우리주위에서 사라져가는 존재
material : 친환경종이(일본) 짜투리 사용
size : 5 x 9cm
그래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작품 전반에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림자에 비친 새의 모습이나 홀로 눈을 밟고 있는 고라니 등에서요.

저 자체도 쓸쓸하거든요. (웃음) 저처럼 생태학을 공부하다가 디자인을 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고 그래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존재에 대한 쓸쓸함도 있고요.

어떤 아티스트든 작품을 통해 표현하지만 특별히 ‘디자이너 정순구’로서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현상, 현실을 이야기하는 디자이너요. 왜냐면 사실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고민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의외로 대중은 어두운 현실 보다 아름다운 것을 통해 회피하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요.

꼭 그대로 봐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것을 통해 감동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게 없어진다고 하면 가슴이 아프잖아요. 무언가를 사랑했는데 그것이 사라진다고 하면 마음이 아프니까 그때는 사라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죠.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로서 실제적인 고뇌와 어려움은 무엇일지 궁금해요. 현실적인 부분이나 창작의 대한 고민이나 무엇이든지요.

아무래도 혼자 작업을 하다 보니 소통의 부분에 있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요즘은 솔직히 물어봐요. ‘나는 이러이러한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러면 사람들이 대답을 해주죠. 그런데 알지만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알면 고쳐야 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누구나 변하는 것이 쉽진 않죠. 환경 디자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한계가 있으니깐 아등바등 되는 것 같아요. 삶도 아등바등하고…

그렇다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그래도 계속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가 배운 것이니까요. 그래서 남들보다 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하며 궁금해졌는데요. 모든 환경과 여건이 무제한으로 허락된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뭔가요? ‘꿈’이 될 수도 있겠네요. (웃음)

여러 사람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한 1000평, 2000평정도 되는 규모에 각각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기계도 들여놓고 모든 프로세스를 구축 하는 거죠. 하나의 Factory를 만드는 거예요. (웃음)

그 이야기를 듣자 순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기계가 돌아가고 하늘엔 새를 비롯한 각종 모빌이 걸려있고 땅에는 갖가지 팝업들이 저마다의 생명을 갖고 있는… 가슴 부풀어 오르는 판타지이지만 꿈은 꿀 수 있으니까요.

정순구 님의 작품을 보면 작품 자체에만 집중되기보다는 함께 있는 주위의 환경과 배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새가 날아가는 모빌에서 처음에는 새가 보이다 뒤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러다 하늘의 구름이 보이면서 나중에는 그 모든 어우러짐이 같이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바람처럼 언젠가 드넓은 공간에서 자신의 놀이를 펼칠 그날을 기다리며 좋은 서포터와 아티스트가 만날 수 있는 장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정순구 님이 추천하고픈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김봉현’이라는 친구를 추천하고 싶어요. 영상학을 공부하다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하며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대단한 친구랍니다.

정순구 홈페이지 : http://www.i-lost-my-flyway.kr